與혁신위 첫 회의.. "빈 밥그릇 싸움땐 민심 외면"

한기호 2022. 6. 27. 19: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최재형(오른쪽 두번째) 혁신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이준석 당 대표 주도로 약 4주 만에 출범했지만 첫 회의부터 혁신 의제 등을 둘러싼 백가쟁명이 예고됐다.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27일 오후 국회에서 혁신위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 총 15명의 혁신위원단 상견례를 가졌다. 최 위원장은 "지난 두번 선거승리에도 불구하고 혁신위를 출범시켜 당 혁신을 도모하는 건 변화하지 않으면 2년 후 총선승리를 담보할 수 없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 국정운영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라며 "당이 어려울수록 혁신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관심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선거 승리에 자만해 제자리에 머물거나 빈 밥그릇을 놓고 다투는 모습으로 비친다면 현명하신 국민의 우리 당을 향한 시선은 언제 싸늘하게 바뀔지 모른다"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내부 분란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구체적인 혁신 방향에 대한 입장은 분분했고, 당내 갈등 우려도 제기됐다. 서정숙 의원은 "국민이 이 시점 여당인 저희에게 어떤 개혁과 혁신을 원하는지 살펴가면서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채명성 변호사는 "여러 가지 당내 분란이 있고 사실 말들이 많다"면서도 "(혁신의) 최소한 방향을 만들고 뼈대를 잡아나가는 쪽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옥 명지대 교수는 "모든 혁신은 스스로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데서 시작한다"고 기준을 제시했다.

한무경 의원은 "집권여당으로서 '외연 확장'하는 혁신안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했다.

당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위원장인 김미애 의원은 당 정강정책 실천 입법이 미비하다고 자성하며 "경제성장, 국민통합, 자유민주주의 정착 등 혁신의 대명제 아래 사회적 약자를 위한 혁신과제" 등을 강조했다.

'안철수계'로 꼽히는 구혁모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혁신위원으로서 "여러가지 당내 갈등들이 회자되고 있지만 이 위기상황들이 오히려 기회가 돼 국민의힘이 좀 더 국민께 사랑받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30대 청년 천하람 변호사(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는 "능력 있는 제 친구들이 국민의힘에 와서 정치를 해보겠다고 했을 때 제가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정당이 되면 좋겠다"며 총선 공천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혁신위 활동을 폄하하는 목소리에 굴복해 혁신안이 나왔는데 실제 당에 어떤 풍파도 없이 지나간다면 실패한 혁신위가 된다"고 주장했다.

부위원장인 조해진 의원은 지난 1년간 당 운영을 겨냥했다. 그는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해 "정권교체론이 정권연장론을 20%포인트 이상 앞선 상태에서 시작된 선거는 최종적으로 0.73%포인트 박빙으로 끝났다"며 "당이 책임지고 선거를 치른 지난 1년여 동안 지지율을 계속 까먹기만 한 것이다. 선거 이후에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는 당의 모습도 책임있는 집권당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어 "원론적 의미의 정통정치가 사라지고 폴리테인먼트(정치+예능)가 이것을 대체하면서 정치가 팝콘이나 심심풀이 땅콩처럼 가벼워지고 희화화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며 "말꼬리잡기나 유아적 감정싸움을 정치행위로 착각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민생은 숨을 허덕이고 국정현장은 삼중 사중 파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매일같이 볼썽사나운 저급한 뉴스 생산하면서 딴 세상 사는 집권당 모습으로 국민들이 혀를 차게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혁신의 과정은 우리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직자 당원이 모두 함께 거듭나는 과정이어야 한다. 모두가 혁신의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며 "혁신위는 그 모든 애당 애국의 열정과 에너지 비전과 대안을 하나로 녹여서 정검을 뽑아내는 용광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비공개 회의에선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이 혁신위 대변인으로 선임됐으며, 차기 회의 일정은 내달 3일로 잡혔다. 김종혁 대변인은 "최고위원님들이 다 추천하셨고 생각다른 분들도 있기 때문에 여러 난상토론을 앞으로 하게 될 것"이라며 "혁신안은 인적·물적·제도적 개혁안을 포함하는 건데 그중 공천도 들어갈 것이다. 모든 걸 포함하려고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활동) 시기는 올 연말까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혁신위원 5명 추천권을 행사했다는 김정재 의원의 주장에 대해선 "잘못 알고 하신 말씀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한기호기자 hkh89@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