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각종 위원 '4800명 군단' 거느려온 세종시

2022. 6. 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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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대 세종시장직 인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세종시가 운영해온 각종 위원회가 243개이고 이들 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한 인원 규모가 487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들에게 지급된 수당은 13억 원 정도로 추계됐다. 세종시장직 인수위가 27일 발표한 각종 위원회 운영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다. 여기에는 시정 3기 4년 동안 늘어난 위원회 69개, 위원 수 1475명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시장직 인수위는 이들 위원회중 지난 1년간 운영실적이 저조한 '식물위원회'도 다수 확인했다고 한다. 시장직 인수위에서 각종 위원회와 위원수가 과다하다고 판단하며 원치적으로 통폐합에 강조점을 찍은 이유를 엿볼 수 있다.

인구 38만 도시인 세종시가 각종 위원회에 적을 둔 위원 수가 4800명 대이면 비대하다는 느낌이 앞선다.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시 정책에 반영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등 순기능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위원 명함이 남발됐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인접한 148만 도시인 대전시와 212만 충남도와 비교해 보면 확연해진다. 대전은 위원회 224개를 운영중이고 위원 수는 3178명으로 파악된다. 또 충남은 211개 위원회에 3242명의 위원이 활동중이어서 대전과 엇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견주어 세종은 도시 규모에 대비 위원회도 과다하고 위원 숫자도 메버드급이다. 위원회 1곳당 위원 수의 경우도 대전과 충남이 14-15명선을 유지하는 반면 세종은 평균 20명 안팎으로 계산된다. 휘하에 거느리는 위원회 수가 늘어나면서 위원 수가 폭증하는 구조임을 알 수 있고 그게 누적돼 4800명 위원 군단을 거느리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지자체 운영 위원회 자체는 문제시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유사·중복 기능을 하는 위원회를 그냥 존치시키거나 위원회 발족만 해놓고 활동 실적이 미미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정에 별 도움도 안되고 공연히 수당만 축내는 식이면 구조조정해 재정지출을 아끼도록 하는 게 맞다.

선출직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각종 의원회를 확대시키고 싶어한다. 위원회 고유 활동도 좋지만 위원들 집단이 정책적 조언을 넘어 지자체장 울타리 역할을 해줄 수도 있는 이를테면 합법적인 외곽 조직 성격도 띠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에 나서되 옥석은 가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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