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메쉬코리아 투자유치 '동상이몽'.. KB 냉랭한데 '투자확약?'
"실사 마무리, 밸류 조정만 남았다" vs "실사 잠정 중단"
엔데믹발 배달수요 감소에 밸류 떨어지는데 불확실↑
[이데일리 김예린 김연지 기자]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에 투자를 검토해온 KB증권이 사실상 이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밸류에이션 간극과 업황 불확실성 등으로 애초 정해진 실사 기간 내 실사를 마치지 않은 상황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 PE본부는 메쉬코리아 투자 검토를 중단했다. 회사는 앞서 지난 4월부터 메쉬코리아를 대상으로 1000억 원 안팎 규모의 투자를 검토해왔다. 지난해 7월 KB인베스트먼트가 KDB산업은행과 함께 투자한 이후 KB증권 PE본부가 후속 투자하는 차원이었으나, 밸류에이션 간극 및 업황 불확실성으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배달 수요 증가로 기업가치는 높아졌는데, 배달대행업계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은 개선되지 못한 탓이다. 업계를 독주하는 ‘1등’이 가려지지 않은 만큼 자본 수혈은 한동안 지속돼야 하는데, 엔데믹으로 배달수요가 준 데다 증시 불안정성까지 극도로 높아지면서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메쉬코리아 측은 KB증권으로부터 조건부 투자확약서(LOC)를 받고 밸류에이션을 조정 중이라는 입장을 줄곧 고수해왔다. LOC란 투자를 ‘확정’했다는 의미의 계약으로, 투자 의향이 있음을 나타내는 LOI와는 대조된다. 통상 구체적인 밸류에이션과 투자 규모, 조건 등이 상세히 기재돼 있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22일 이데일리에서 낸 투자유치 난항 기사 보도 직후 수차례 “KB증권과는 애초에 투자유치를 전제로 LOC를 작성한 상태로, 그간 유의미한 단계를 밟아왔다”며 “현재는 실사가 끝나 보고서가 나왔고 밸류에이션만 조정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1일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주 서한을 돌린 바 있으며, 투자유치가 잘 되고 있지 않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사실상 투자 홀딩…관망 중”
하지만 KB증권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메쉬코리아 투자에 있어 LOI나 LOC 모두 맺은 바 없으며, 검토 또한 메쉬코리아와의 의견 차이 등으로 사실상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사안에 정통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전략적 투자(SI)는 오너나 회장 라인에서 투자하라고 지시하는 경우이기에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조건부 LOC부터 맺고 밸류 등을 협상하는 때가 가끔은 있다”면서도 “FI는 저밸류에 인수해 고밸류로 엑시트해야 하기에 투자 시 밸류에이션이 핵심이다. LOC를 주면 협상력이 떨어지기에 보통 LOC부터 맺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고금리 대출을 받은 메쉬코리아 입장에서는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말 주주들을 상대로 제2금융권으로부터 연 12~15% 수준의 중고금리 대출을 받겠다는 계획에 동의해달라는 안내서를 보냈고, 올 초 실제로 36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창업자 유정범 총괄대표 보유주식 100만1341주(14.82%)와 공동 창업 멤버 김형설 부사장 보유주식 41만7800주(6.18%)를 담보로 대출한 브릿지론 형태다.
기존 주주들도 등 돌려…“추가 시너지 없다”
메쉬코리아는 네이버와 GS리테일, 현대자동차, KB인베스트먼트 등 굵직한 대기업들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 주주들이 팔로우온 투자에 나서지 않는 모습은 메쉬코리아와의 신뢰 관계가 깨졌거나, 추가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쉬코리아는 과거 유정범 대표의 학력위조 논란으로 주주와의 관계가 한차례 틀어진 바 있다. IB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 과거 모빌리티 서비스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 및 테스트베드 파트너 확보 차원에서 메쉬코리아에 투자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당장은 모빌리티보다 자율주행에 집중하고 있고, 모빌리티 관련해서도 전략적으로 시너지를 낼 만한 게 없어 협업 계획이 없는 듯하다”고 전했다.
한편 메쉬코리아 측은 KB증권과의 LOC 체결과 관련해 “사실 확인에 착오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예린 (yeap1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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