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영화 리뷰는 기본.. 4만개 수집품으로 '썰' 푸는 이야기꾼
60여평 공간에 직접 모은 물건 주제별 전시
할리우드스타 사인한 샴페인병 등 구경 쏠쏠
촬영기법·용어설명에 감독·배우 인터뷰 공유
다방면 지식 풀어내 순식간에 구독자 21만명
매체 경계 넘나드는 영화평론가 유튜버 이동진
책 2만 권, 음반 1만 장, 디브이디(DVD) 5000장, 피규어·포스터·안경 등 수집품 5000점. 60여 평의 공간에 총 4만 개가 넘는 방대한 물건이 주제별로 전시된 이 공간의 이름은 '파이아키아'다. 호메로스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잠시 머물러 자신의 험난했던 모험기를 들려주던 고대 그리스 섬의 이름과 같다. '불치병에 가까운 수집벽'으로 4만여 점의 물건을 직접 하나하나 모은 이 공간의 주인은, 인생 모험의 여정에서 획득한 각 물건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며 오디세우스가 그러했듯 많은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바로 이 주인공이다. 영화 평론가이자 라디오 DJ, 방송인으로서 매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최근 유튜브 채널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의 진행자로 나서 다시 한번 큰 인기몰이하고 있다. 자신의 작업실이자 서재이자 아카이브 공간인 파이아키아를 스튜디오 삼아 자신의 전문 분야인 영화부터 역사, 인문, 예술,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지식을 전하는 이야기꾼으로 변신, 순식간에 구독자 21만 명을 끌어모았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2020년 8월 첫 영상을 게재하며 문을 연 SK브로드밴드 BTV와 함께 하는 채널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는 1년도 채 되기 전인 지난해 7월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 인기에 더욱 가속도가 붙어 10개월여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새롭게 확보, 지난달 20만 명의 고지마저 넘어섰다. 160여 개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2000만 회로, 구독자 수 대비 조회 수가 높은 편이다. 채널 내 최고 인기 영상 '이동진을 괴롭힌 논란의 한국영화 TOP 10'의 조회 수는 120만 회에 달한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어떤 매력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국내 상위 1.5%에 해당하는 인기를 누리는 대형 유튜버로 우뚝 섰을까.
무엇보다 그는 국내 대표 영화 평론가답게 짜임새 있고 밀도 높은 '영화 이야기'로 시선을 끈다. '지금 이 영화' 콘텐츠를 통해 예술 영화부터 대중 영화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심층 리뷰를 선보이고, '나도 영.잘.알.' 콘텐츠를 통해서는 생소하고 난해한 영화 용어와 촬영 기법 등을 세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박찬욱 감독, 황정민 배우, 안젤리나 졸리 배우 겸 영화제작자 등 국내외 거물급 인사들을 인터뷰하며 영화계 최신 동향을 전하고, '이동진을 무릎 꿇게 만든 한국영화 악당 TOP 7'과 같이 독특한 주제로 이색 차트를 만들어보는 '이동진 매거진' 콘텐츠도 있다.
영화에 관한 충실한 지식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는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한 그의 채널은 영화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 대중까지 끌어들이며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그는 영화뿐 아니라 역사, 인문, 예술 등 분야를 넘나들며 방대한 지식과 깊이 있는 통찰을 전해 사랑받는다. '나무위키 이동진'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각 국가명의 유래나 비빔밥의 유래와 같은 가벼운 교양·상식부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오랜 역사적 관계 같은 다소 무거운 정치·시사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깊이 있는 지식을 풀어놓는다. 영상마다 "직업이 영화 평론가인가요 역사 학자인가요?", "이동진 평론가의 지식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이게 바로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이구나" 등 그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는 구독자들의 댓글이 남겨져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성공한 덕후'로 불리는 그의 '덕질'의 결과인 독특한 수집품을 구경하며 대리만족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비결 중 하나"라고 말한다. 할리우드 스타 122명이 사인한 샴페인 병, 영화 '비트'의 주인공 정우성이 사인한 오토바이 피규어 등 영화 평론가로 일하며 만난 수많은 이들과의 추억과 삶의 발자취가 담긴 그의 수집품들은 이 세상에서 정말 하나밖에 없는 물건들이기에 영상을 통해 구경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흥미롭다. "모으고 모으고 또 모아도 여전히 목마르다"라고 말하며 미니멀라이프 시대를 제대로 역행하는 그의 새로운 수집품을 함께 언박싱할 때, 왠지 모를 해방감과 쾌감을 느낀다는 구독자들도 있다.
'영화 평론가는 진지하고 어려운 말만 늘어놓는 자들'이라는 선입견을 품은 일반인들의 시선에서, 자칫 민망할 수도 있는 질문을 밉지 않게 던지며 이동진 평론가와 호흡을 뽐내는 공동 MC SK브로드밴드 이홍연 매니저의 역할도 크다.
그렇게 '파이아키아'를 통해 '유쾌하고 친근한 재담가'로 변신, 대중에 한 발자국 더 가깝게 다가선 이동진. 그의 '뇌를 통째로 본뜬 공간'으로 불리는 파이아키아에는 어떤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지, 절대 마르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의 동굴 속에서 펼쳐지는 앞으로의 그의 활동에도 기대가 크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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