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바타가 엘베타고 내리면.. 미국 사는 동료가 눈앞에서 "굿모닝" [한국, 새 길에 서다]

최용준 2022. 6. 27. 18: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퓨처 플랫폼 (2) 나는 메타버스로 출근한다
직방, 가상오피스 '소마' 운영
사무실 없애고 원격근무 전환
대중소기업 막론 메타버스 도입
회의는 물론 면접까지 활용 다양

#1. 직방 가상오피스 서비스인 'Soma(소마)'로 출근하는 길은 현실의 출근길과 다르지 않다. 현실의 직원들은 키보드 방향키를 움직여 온라인 속 자신의 아바타를 건물 1층 로비 엘리베이터로 가게 해야 한다. 엘리베이터에 타서 자신의 부서가 있는 층을 누르고 책상으로 가면 출근 완료다. 가상공간이지만 오프라인 사무실에 출근하는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2. 올해 3월 입사한 직방 소마팀의 김지연 매니저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 중 해외근무가 가능하거나, 최소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는 중이었다. 그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가상오피스로 출근해 한국에 거주하는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며 "미국에서의 개인 생활과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을 완벽하게 병행할 수 있어 놀랍다"고 말했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가 직장생활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재택근무·유연근무를 뛰어넘어 미래 근무환경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며 가상오피스로 출근해 일을 하는 메타버스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뉴노멀 시대에 맞춰 가상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장인들은 자신들의 아바타를 조종, 모든 업무를 진행한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채용설명회나 회의에 메타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직방 가상오피스 Soma(소마)에서

■현실세계 똑닮은 가상오피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서비스 플랫폼 기업인 직방은 지난달 20일 글로벌 가상오피스 소마를 글로벌 론칭했다. 소마는 직방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가상오피스 '메타폴리스'를 글로벌 타깃으로 업그레이드한 신규 메타버스 브랜드다. 직방은 소마로 글로벌 가상오피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4월 미국법인 '소마 디벨롭먼트 컴퍼니'를 설립했다.

직방은 이미 지난해 2월 오프라인 사무실을 없애고 국내 기업 최초로 전면 원격근무를 도입한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가상오피스 '메타폴리스'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후 10개월간 대면형 원격근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검증해왔다. 현재 메타폴리스에는 직방과 아워홈, AIF 등 2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매일 2000여명이 메타폴리스로 출근하고 있다. 메타폴리스 입주사들도 순차적으로 소마로 이전할 예정이다. 직방 안성우 대표는 "앞으로는 개개인의 달라진 생활방식에 최적화된 근무환경을 제시하는 기업이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프라인과 비슷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소마만의 특화된 장점이다. 동료를 만나려면 직접 아바타가 이동해야 하며, 대화는 실제 얼굴을 보며 이뤄진다. 채팅이나 순간이동 기능은 없다. 아바타 간의 거리가 가까우면 자동으로 상대방의 얼굴과 음성을 확인할 수 있으며, 멀어지면 보이지 않는 점도 오프라인 환경과 같다. 오프라인처럼 같은 사무실에 있는 동료들과 직접 대면하고 대화하도록 유도해 기존 원격근무 환경에서 불가능했던 일상적 대화와 네트워킹이 가능해졌다.

롯데건설이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

■뉴노멀 시대, 미래근무환경 전방위 확산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도 메타버스를 미래 근무환경으로 보고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채용설명회나 채용 과정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MZ세대 특성상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을 좋아하고, 메타버스라는 기술을 활용해 기업이미지도 세련되게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간의 제약이 없어짐에 따라 글로벌 인재 채용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3급 대졸 신입 공채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일대일 직무상담을 최초로 진행했다. 스마트폰, TV·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은 미국에 거주하는 글로벌 인재를 대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채용설명회를 했다. LG전자도 지난해부터 '메타캠퍼스'를 조성, 국내외에서 비대면 채용설명회를 하고 있다. 롯데건설도 채용설명회와 신입사원 면접, 회의, 서포터즈 발대식 등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취업준비생 간 정보의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회사 입장에서 우수인재 영입을 위한 소통창구로 메타버스가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최근 메타버스 기반 가상오피스 겸 화상회의 웹 플랫폼인 '게더타운'에 가상면접장을 구축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접목한 비대면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정보 플랫폼 잡플래닛도 2주에 한 번씩 사무실이 아닌 게더타운에서 전체회의(반상회)를 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을 구축했다.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은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뿐 아니라 수소와 전기까지 모든 수송용 연료가 한곳에서 판매되는 공간이다.

기업들은 메타버스로 근무환경이 확장된 것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사업장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데 힘쓰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가상체험 견본주택인 '메타갤러리'를 경기 수원 '영통 푸르지오 트레센츠' 단지에서 처음 오픈했다. 메타갤러리는 기존 메타버스 견본주택과 달리 1인칭 시점에서 사용자가 가상공간을 직접 돌아다니며 둘러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기존 사이버 견본주택의 경우 건설사가 지정해 놓은 특정 지점에서 주택을 둘러볼 수 있게 구현됐다면, 메타갤러리는 게임처럼 직접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게임개발용 유니티 엔진과 3차원 건축정보모델링(BIM) 모델을 활용했다.

건설사업관리(CM) 기업인 한미글로벌은 서울 여의도동에 선보이는 주거형 오피스텔 '여의도 현대마에스트로'의 메타버스 홍보관에서 '디지털 워룸'을 선보인 바 있다. 디지털 워룸은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일정을 공유하며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현됐다. 향후에는 분양한 주택의 건축과 인허가 진행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는 '메타갤러리 루나'를 오픈, 온라인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메타갤러리에 전시된 작품은 오프라인 갤러리와 마찬가지로 구매할 수 있으며, 판매 수수료를 갤러리가 가져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