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04년만에 외화표시 국채 디폴트

박종원 2022. 6. 2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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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104년 만에 외화표시 채권을 갚지 못해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러시아는 지난 1998년 루블 표시 국채에 대해 채무지급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긴 했지만, 외화 표시 채권의 지급기한을 어긴 것은 1918년 러시아 공산혁명 이후 104년 만에 처음이다.

서방의 제재 때문에 돈이 있어도 전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러시아는 104년 만에 처음으로 외화 표시 채권을 제때 갚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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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정부, 이자 대금 보냈지만
서방제재로 채권자는 돈 못받아
러시아가 104년 만에 외화표시 채권을 갚지 못해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러시아는 지난 1998년 루블 표시 국채에 대해 채무지급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긴 했지만, 외화 표시 채권의 지급기한을 어긴 것은 1918년 러시아 공산혁명 이후 104년 만에 처음이다.

서방의 제재 때문에 돈이 있어도 전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러시아는 104년 만에 처음으로 외화 표시 채권을 제때 갚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탓하며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으며, 당장 채권 시장에 큰 영향은 없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27일까지 2건의 달러 및 유로 표시 국채에 대해 1억달러(약 1289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지만 결국 지급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해당 이자들의 지급기한은 지난달 27일이었으나 당시에도 제때 전달되지 못했다. 러시아는 30일의 유예기간에도 이자를 건네지 못해 결국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이번 보도는 투자자들의 이자 수취 여부를 취합해서 나왔으며 아직 특정 기관의 러시아 국채에 대한 디폴트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디폴트 선언은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발표한다. 그러나 서방 신평사들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 철수해 러시아 국채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채권 증서에 따르면 이자를 받지 못한 채권 보유자 가운데 25%가 동의하면 디폴트 상황으로 간주되어 법정에서 다툴 수 있다.

러시아가 공식 디폴트 선언을 할 가능성도 낮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국제예탁결제회사인 유로클리어에 이자 대금을 달러와 유로로 보내 상환의무를 완료했으며 유로클리어가 개별 투자자의 계좌에 입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때문에 해당 이자를 송금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앞서 미국은 미국민과 러시아 정부기관의 금융거래를 금지했다. 미국 정부는 그나마 미국민이 러시아 국채의 원리금이나 주식 배당금은 받을 수 있도록 예외조치를 운영했지만 그마저도 지난달 중단했다. 러시아 주요 은행들은 국제 금융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됐고 해외 금융기관에 외화를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이달 대통령령을 통해 채권자들에게 루블로 이자를 송금할 것이며, 채권자들이 자체적으로 외화로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지난 23일과 24일에 해당 방식을 통해 4억달러에 달하는 돈을 채권자들에게 줬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이 해당 자금을 가져가려면 러시아예탁결제원을 통해 거래해야 하지만, 미국과 EU 모두 러시아예탁결제원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사실상 제재를 어기지 않으면 돈을 가져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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