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우리말로 문화재 읽기] '폐현'은 '황제를 만나다'로 개선..난해한 용어 풀어 이해도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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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신문은 문화체육관광부,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와 함께 문화재 알림판에서 쉬운 우리말 쓰기를 확대하는 '쉬운 우리말로 문화재 읽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공공언어 문화를 개선하자는 취지입니다.
'쉬운 우리말로 문화재 읽기' 시리즈의 첫해로 서울 시청 앞 덕수궁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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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전 안내판 등에 전문 용어들
편전→업무공간·침전→생활공간
양관→서양식 건물 등 추가 설명을
서울경제신문은 문화체육관광부,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와 함께 문화재 알림판에서 쉬운 우리말 쓰기를 확대하는 ‘쉬운 우리말로 문화재 읽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공공언어 문화를 개선하자는 취지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코로나19 팬데믹 해소와 함께 궁궐 등 문화재(문화유산)을 찾는 관람객들이 늘고 있다. 관람객들을 맞아 설명을 해야 하는 안내판의 글들은 여전히 역사 전문가 수준의 어려운 용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쉬운 우리말로 문화재 읽기’ 시리즈의 첫해로 서울 시청 앞 덕수궁을 찾았다. 덕수궁은 이미 공원화된 궁궐로, 문화재에 대한 이해가 더욱 필요한 곳이다.
덕수궁 경내에서도 제한적인 예약 관람을 받고 있는 석조전 내부를 먼저 살펴봤다. 덕수궁은 조선 말기,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역사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쉽지 않다.
석조전 1층 로비의 접견실의 안내판을 보면 “황제를 폐현하는 방으로 서양식으로 꾸몄다”는 표현이 나온다. ‘폐현(陛見)’은 ‘황제를 만난다’는 의미인데 일상에서는 물론 역사서에서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대한제국 성립 이후 왕이 아닌 황제 의전이라는 데 강조점을 주려 한 듯한 데 그냥 ‘만나는’으로 바꿔도 되겠다.
석조전 자체에 대해 “전통적인 궁궐은 편전과 침전이 별도의 건물로 분리돼 있는데 석조전은 이를 한 공간에 둔 서양식 건물”에서 ‘편전’과 ‘침전’에 각각 ‘업무공간’과 ‘생활공간’이라는 설명이 들어가면 좋을 듯하다.
덕수궁의 석조전이 완공된 것은 1910년으로, 3년 앞서 1907년 고종 황제는 아들 순종에게 자리를 넘겨줬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곳에 ‘황제’가 있었던 적은 없다. 대신 순종 황제는 창덕궁에 머물렀다.
현재 덕수궁 내 돈덕전 복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안내판의 “일제강점기에 훼철된···”이라는 표현에서 ‘훼철’은 ‘훼손돼 사라진’으로 하면 좋겠다.
덕수궁 종합 설명에서 “몇개의 양관(洋館)만 남고 대부분 철거된 후에...”에서 ‘양관’은 그냥 ‘서양식 건축물’으로 바꾸어도 되겠다. 또 “덕수궁은 임진왜란과 구한말이라는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에서는 우리 역사의 비하 표시인 ‘구한말’을 반드시 ‘대한제국 시기’로 교체해야 한다.
“담장 안의 나머지 전각들은 1933년 공원화 과정에서 철거됐다” 등의 주어가 없는 표현은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 일제강점기 궁궐의 훼손은 대부분 일본인들이 저질렀다. 일제라는 주체를 언급 않으면 현재와 같은 궁궐 훼손이 자연스럽다는 인식을 고착시킬 수 있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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