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찰 장악' 폭주하는 정부, '청장 항의 사퇴' 비난하는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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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지원조직 신설과 소속 청장에 대한 지휘규칙 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원칙은 헌법과 법률에 합치되게 내각을 운영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에 민정수석실을 없애는 대신 행안부를 통해 경찰을 지휘·감독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회가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치안'을 제외한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며, 행안부 장관의 경찰 직접 지휘를 막으려는 것이 입법자의 의도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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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지원조직 신설과 소속 청장에 대한 지휘규칙 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21일 권고한 ‘경찰국 신설’ 등을 일주일도 안 돼 공식화한 것이다. 나아가 7월15일까지 최종안을 마련해 본격 시행하겠다고 한다. 비판 여론에 눈감은 채 속도전을 펼 태세다.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원칙은 헌법과 법률에 합치되게 내각을 운영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에 민정수석실을 없애는 대신 행안부를 통해 경찰을 지휘·감독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정수석실이 경찰을 직접 상대하면서 폐단이 있었다고 판단한다면 이 기능을 행안부가 그대로 가져오는 것 또한 대안이 될 수 없다. 대통령의 고교·대학 후배이자 측근인 행안부 장관이 경찰을 직접 지휘할 경우 ‘경찰 장악’ 우려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장관 스스로 강조한 헌법과 법률에도 맞지 않는다. 이 장관은 억지스러운 법 해석을 동원해 행안부 장관의 관장 사무에 ‘치안’이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가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치안’을 제외한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며, 행안부 장관의 경찰 직접 지휘를 막으려는 것이 입법자의 의도임은 분명하다.
이 장관은 행안부 장관이 직접 지휘·감독하지 않을 경우 “경찰은 아무런 지휘나 견제 기관 없이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에 이어서 제4의 경찰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으나 이 역시 과장·왜곡된 주장이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경찰법)은 경찰 감독기구로 국가경찰위원회를 두고 있다. 경찰의 권한이 확대되면서 민주적 통제 필요성이 커진 만큼 국가경찰위를 강화하는 등 여러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처럼 시대에 맞는 민주적 통제 제도에는 관심이 없고 30년 전으로 퇴행하는 방안에만 매달리니 정부의 의도가 의심받는 것이다.
이날 사의를 표한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 사회는 경찰의 중립성과 민주성 강화야말로 국민의 경찰로 나아가는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현행 경찰법 체계는 그러한 국민적 염원이 담겨 탄생한 것”이라고 했다. 경찰 내부의 반발도 계속 끓어오르고 있다. 그런데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청장이) 경찰 지원부서 신설을 훼방 놓고 마치 민주투사라도 되는 양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이라며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을 두둔했다. 역사적·제도적 성찰이 필요한 사안을 정쟁적 시각으로만 재단하는 인식이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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