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 허가 나면 제3세계 백신 부족 국가로?

김경은 기자 2022. 6. 2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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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GBP510)'/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국산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개발명 GBP510)가 이번 주 내인 다음 달 1일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허가를 공식 획득할 것으로 보이자 백신·제약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27일 식약처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은 식약처 산하 의약품 허가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예방 효과성과 안전성에 대해 국내 사용이 가능하다는 권고를 획득했다. 의약품 허가를 위한 총 3단계 중 두 번째 단계를 넘어선 것이다.

스카이코비원은 기존 mRNA(메신저 리보핵산)형인 화이자와 모더나, 바이러스벡터형인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과 다르다. 노바백스 백신처럼 인플루엔자나 B형 간염 백신 등에 장기간 쓰이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유전자재조합 방식을 활용했다. 영상 2~8도에서 냉장 유통과 장기 보관이 가능해 국내뿐 아니라 저개발국 백신 공급에도 유용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주 중 열릴 예정인 최종점검위원회에서 스카이코비원 허가가 결정돼 국내 유일무이한 ‘토종’ 백신으로 인정받더라도 기존 코로나 백신 시장을 선점한 화이자나 모더나 혹은 아스트라제네카만큼 널리 쓰이지는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

국내보다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에 인도적 차원에서 수출돼 기초 접종 백신으로 활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에서 코로나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한 사람이 27일 0시 기준 3300만명이 넘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할 수 있도록 우리 돈 2800억원 이상 비용을 대며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주체가 바로 국제기구인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이하 세피)이기 때문이다.

백신 전문가들은 세피가 당초 SK바이오사이언스를 지원한 목적이 “코로나 백신을 개발해 주도권을 가지면 다국적 백신 회사가 보유한 화이자 등 기존 백신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3세계 국가에서 쓸 코로나 백신을 다량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화이자 백신 가격은 비공개 사항이고 계약 조건에 따라 나라마다 달라서 들쭉날쭉하지만, 스카이코비원보다 4배 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스카이코비원보다 비싼 편이어서, 똘똘하지만 백신 개발 경험은 부족하고 당시까진 코로나 백신 불모지였던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판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의약품의 안전성을 따져 부작용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효과는 극대화하는 임상시험이다. 마상혁 전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코로나 같은 신종 감염병의 백신 개발과 관련해 국제적 협력을 이끄는 세피는 스카이코비원 개발 과정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 워싱턴대와 손잡고 다국가 대상 임상시험을 3상까지 진행할 수 있게 도와준 핵심 주체”라고 설명했다.

국산 백신의 개발·제조는 분명 반가운 일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제 국내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회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업계에서 “영양가 없다”는 안타까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7일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 중 일부 물량은 저개발 국가에 보급하도록 세피에서 권고를 받았다”며 “그에 따라 일부 물량들을 저개발 국가로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스카이코비원의 품질은 뛰어난 편으로 알려져 있다. 18세 이상 성인에게 4주 간격으로 스카이코비원 백신을 두 차례 투여했더니 14일 후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낮추는 중화항체가가 아스트라제네카보다 2.93배 더 많이 형성됐다. 혈청전환율은 백신을 맞은 이들(98.06%)이 대조군(87.30%)에 비해 10.76% 높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을 부스터샷(3차)까지 접종할 경우 기존 우한주뿐만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예방 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현재 추가 접종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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