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0년 만 가장 더운 밤.. 흐린 날에 웬 열대야?

윤한슬 2022. 6. 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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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4시 54분 서울 지역의 기온은 25.4도로 측정됐다.

서울의 하루 최저 기온이 25도를 넘으면서 지난밤은 '열대야'로 기록됐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당일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한 때를 지칭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밤새 비가 내렸다면 기온이 떨어져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텐데, 서울엔 비가 1㎜ 남짓 내려 습도만 올라가고 기온이 미처 떨어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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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습도, 구름이 지표면 열 냉각 차단
장맛비로 더위 한풀 꺾일 듯
올여름, 평년보다 더울 가능성
26일 저녁 강원 강릉시 안목해변에 많은 시민들이 나와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강릉은 밤 사이 최저기온이 29.5도를 기록했다. 강릉=연합뉴스

27일 오전 4시 54분 서울 지역의 기온은 25.4도로 측정됐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의 기온 변화 중 가장 낮은 기온이었는데, 25도를 넘은 것이다. 서울의 하루 최저 기온이 25도를 넘으면서 지난밤은 '열대야'로 기록됐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당일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한 때를 지칭한다. 서울에서 '6월의 열대야'가 발생한 것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115년 만에 처음이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밤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한 곳은 서울뿐만이 아니다. 대전, 광주 등 전국 24곳에서 열대야가 발생했다. 그런데 '6월의 열대야'만큼 이례적이었던 것은 '흐린 날씨 속의 열대야'였다.

일반적으로 열대야는 폭염과 짝을 이뤄 발생한다. 낮에 기온이 크게 올라 밤에 기온이 떨어지더라도 25도 이상을 기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19일 대구·경북 지역 낮 최고기온이 33~35도까지 오르면서 경북 포항에서 열대야가 발생한 게 대표적이다. 최고기온이 2일 연속 33도 이상이면 폭염주의보가, 2일 연속 35도 이상이면 폭염 경보가 각각 발령된다.

그런데 전날 발생한 열대야는 특이했다. 서울의 26일 낮 최고 기온은 28.1도로 폭염과는 거리가 멀었다. 낮 최고기온으로만 따지면 이달 11일이 32.7도로 4도 이상 더 높았는데도 당시 열대야는 발생하지 않았다.

낮 기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열대야가 발생한 것은 복사냉각이 이뤄지지 못한 데 있다. 맑은 날씨에는 지표면의 열이 공중으로 날아가 기온이 떨어지게 되는데, 흐린 날에는 구름이 대기권을 이불처럼 덮어 지표면의 열이 공기 중으로 방출되지 못한다. 여기에 장마철의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밤 사이 기온이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밤새 비가 내렸다면 기온이 떨어져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텐데, 서울엔 비가 1㎜ 남짓 내려 습도만 올라가고 기온이 미처 떨어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국 곳곳이 6월의 하루 최저기온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9.5도였던 강릉은 2011년의 6월 일 최저기온(26.5도) 기록을 경신했고, 대전도 25.3도로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원은 일 최저기온이 25.1도를 기록해 첫 '6월 열대야'를 겪었고, 전주는 밤 사이 최저기온 26.3도를 기록해 1955년 6월 관측된 25.3도보다 1도가량 높았다. 원주와 대전, 군산, 목포 등에서도 첫 '6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이번 더위는 장맛비로 한풀 꺾일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최저기온이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여름은 평년보다 더울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7~9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로 예측했다. 평년과 비슷할 확률은 30%, 낮을 확률은 20%였다.

기상청은 "티베트고원이 눈으로 많이 덮이지 않아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평년보다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구온난화 경향과 북극 바렌츠해의 적은 해빙 등 여러 기온 상승 요인이 있다"고 내다봤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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