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가 10만원까지 최저임금 수령"..위기의 한샘, 새 선장의 승부수
건설경기 침체·원자재값 폭등
지난달 영업이익 적자로 전환
고가 리모델링 시장 공략하고
인테리어 플랫폼과 잇단 제휴
대표 가구 브랜드도 육성할 것
매출 두 자릿수 성장률이거나
반토막 난 주가 회복할때까지
월급 190만원만 받고 일하겠다
김 대표는 27일 매일경제와 진행한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월 실적 기준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거나 한샘 주가가 증권가에서 내놓은 목표주가인 10만5000원에 도달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 등 보상을 받지 않고 최저임금만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단은 이사회와 사전 협의 없이 개인적 차원에서 이뤄졌다. 올해 최저시급인 9160원을 기준으로 김 대표가 지난달부터 받고 있는 월급은 약 191만원이다. 주가가 급락한 오너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월급을 반납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투자회사가 최대주주인 회사 전문경영인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 대표는 "최근 한샘 실적을 보면서 내·외부적으로 우려하는 시선이 상당하고 특히 소액 투자자 중 좌절을 겪는 분이 많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직 수장으로서 자신감을 표현하고 스스로도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샘 실적 악화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주가 역시 회사 본질적 기업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 생각이다. 그는 "준비하고 있는 여러 활동을 감안하면 실적은 이르면 올 4분기, 늦어도 내년 초부터 정상 궤도에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변화는 주택 거래량에 따라 매출 등락 폭이 크게 좌우되던 기존 사업모델을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리모델링과 홈퍼니싱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집 꾸미기에 관심 있는 고객이라면 정보탐색 과정부터 한샘을 거치도록 하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트래픽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리모델링 서비스에서 한샘이 강점을 지닌 대리점과 시공·물류에 더해 고객 정보탐색까지 온라인으로 지원하는 서비스를 내년 2월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맞춤설계 등 디자인과 개성을 중시하는 고가 리모델링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0조원으로 2026년 29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공사를 수반하는 리모델링 시장은 대기업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0%밖에 안 된다"며 "이 노브랜드 시장을 적극 공략해 브랜드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케팅 전략에도 대대적 변화를 준다. 김 대표는 "그동안 한샘은 고객이 자발적으로 매장에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천수답(天水畓) 구조의 영업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제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고객을 한샘 매장과 디지털 채널로 유입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최대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과 전략적 제휴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취지에서다. 김 대표는 "오늘의집에 한샘 홈 리모델링 상품을 적극 노출해 홈 리모델링 가망고객(오늘의집을 통해 한샘 리모델링 상담을 받은 고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샘 브랜드도 재정립한다는 구상이다. 인테리어 설계·시공을 아우르는 종합 인테리어 패키지에 강점을 지닌 한샘의 오래된 고민거리 중 하나가 가구에서 한샘을 대표하는 '카테고리 킬러' 브랜드가 없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한샘이 평범하고 재미없는 브랜드로 인지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리클라이닝 소파, 슬립테크(수면과 기술의 합성어)를 접목한 스마트 침대, 병풍처럼 접히는 폴더 시스템 수납장 등 카테고리별로 한샘의 독보적인 전문 브랜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양연호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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