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무리했어야 했는데.." 베테랑 박주영 다시 독을 품고 있다 [SS현장]

김용일 입력 2022. 6. 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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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무리했어야 했는데."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37·울산 현대)은 특유의 무뚝뚝한 어조로 말하면서도 아쉬운 감정을 내비쳤다.

'스승'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고 울산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은 이날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뛰었다.

결국 홍 감독은 박주영을 믿고 이전보다 일찍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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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박주영이 2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 K리그1 18라운드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득점 기회가 무산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내가 마무리했어야 했는데….”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37·울산 현대)은 특유의 무뚝뚝한 어조로 말하면서도 아쉬운 감정을 내비쳤다. 그는 2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끝난 성남FC와 2022시즌 K리그1 18라운드 홈경기(0-0 무)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감독께서 믿고 넣어주셨을 때 결과로 말씀드려야 하는데 부족하다”고 말했다.

‘스승’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고 울산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은 이날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뛰었다. 이전까지 단 2경기에 나섰는데 모두 막판 15분여 교체로 뛰었다. 성남전에서는 0-0으로 맞선 후반 17분 윤일록 대신 그라운드를 밟아 후반 추가 시간까지 30여 분을 누볐다.

홍 감독은 주전 원톱인 레오나르도가 경고 누적으로 이날 결장하면서 시즌 초반 가동한 제로톱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코와 아마노 준이 최전방에 배치됐는데, 성남의 그물망 수비에 좀처럼 득점을 터뜨리지 못했다. 결국 홍 감독은 박주영을 믿고 이전보다 일찍 내보냈다. 경기 전 “주영이 몸 상태가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홍 감독 말대로 박주영 투입은 이전보다 효력이 있었다. 후반 29분 바코의 패스를 받은 박주영은 골문 앞에서 수비 배후를 파고든 바코에게 다시 절묘하게 패스를 내줬다. 그러나 바코가 김영광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놓쳤다. 1분 뒤엔 박주영의 헤딩 슛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 울산벌에 탄식이 흘렀다. 그는 후반 추가 시간에도 엄원상이 골망을 흔들 때 볼 경합 과정에서 이바지했는데,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박주영의 반칙을 선언해 아쉬움을 삼켰다.

성남FC전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하는 박주영.

팀이 무득점 무승부에 그친 터라 경기 직후 박주영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향후 그의 쓰임새를 기대하게 했다. 박주영은 지난해 FC서울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진로를 고민하다가 선수 연장을 결심, 과거 대표팀 시절 자신을 이끌었던 홍 감독의 손을 잡았다. 홍 감독은 박주영을 초반부터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았다. 어느덧 30대 후반이 된 만큼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감각을 되찾게 했다. 박주영은 경기에 뛰지 않을 때 훈련에 충실한 것은 물론, 후배들과 자주 식사 자리를 가지면서 분위기 메이커 구실을 했다. ‘밥 잘 사주는 선배’이기도 했다. 그는 “목표가 정확(리그 우승)하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힘을 합쳐서 가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더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고 베테랑답게 말했다.

스스로 플레이에 대해서는 냉정했다. 박주영은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부분이 없다. 감독께서 믿고 넣어주셨을 때 결과로 말씀드려야 하는데 부족하다. 훈련할 때 좀 더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날 팀이 세 번이나 VAR를 거쳐 페널티킥(PK)과 득점이 취소된 것에 “그런 문제가 생기기 전에 내가 마무리할 기회에서 해냈으면 됐는데”라며 자책했다. 인터뷰 끝머리 매서운 눈빛 속 그가 다시 독기를 품는 게 느껴졌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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