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산내 골령골 학살사건 합동위령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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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유해발굴을 진행해 영령님들을 밝은 곳으로 모실 예정입니다. 놀라지 마시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데 주저하지 마십시오."
27일 대전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
산내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28일∼7월17일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대전·충남 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들이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이다.
행정안전부와 대전 동구는 2020년부터 3년째 이곳에서 학살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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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유해발굴을 진행해 영령님들을 밝은 곳으로 모실 예정입니다. 놀라지 마시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데 주저하지 마십시오.”
27일 대전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 이곳에서 학살당한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위령제가 시작되자 잦아졌던 빗발이 다시 굵어졌다. 전미경 대전산내사건희생자 유족회장은 희생자들 앞에 술잔을 올리기 전 떨리는 목소리로 추도사를 읽어내려갔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를 통해 민간인 학살의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길 바라”는 마음이 비 내리는 골령골에 울려 퍼졌다.
이날 합동위령제는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시작으로, 손글씨 퍼포먼즈, 추도사, 추모시 낭송, 헌화와 분향 순서로 진행됐다. 지난 7일부터 진행 중인 유해발굴 보고와 평화공원 조성 추진 상황에 대한 설명도 이뤄졌다. 이날 저녁 7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산내 골령골 평화예술제’도 개최된다. 마당극패 우금치의 탈극과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산내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28일∼7월17일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대전·충남 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들이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이다. 행정안전부와 대전 동구는 2020년부터 3년째 이곳에서 학살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을 하고 있다. 2020년에는 234구, 지난해에는 962구의 유해가 발굴됐고, 2007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와 2015년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희생 발굴 공동조사단’이 수습한 것까지 더하면 지금까지 1250구의 희생자 유해가 발굴됐다. 올해 유해발굴은 골령골에 조성될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희생자 추모공원인 ‘진실과 화해의 숲(가칭)’ 착공을 앞두고 진행되는 마지막 조사다.
이날 위령제에 참석한 황인호 대전 동구청장은 “그동안의 노력을 통해 이제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을 화해시켜야 하는지 자명해졌다”며 “진실과 화해의 숲이 이곳의 슬픔을 널리 알릴 수 있는 평화·인권·생명의 공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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