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vs '친윤+안철수' 갈등..尹 없는 사이 절정 향할까
李 윤리위 앞두고 수위 높일듯..순방 성과 감안해 자재할 수도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친윤(親윤석열) 그룹 간 내홍이 27일에도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순방으로 부재한 상황이 갈등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국회에서는 이 대표와 친윤계를 대표하는 조직이 각각 활동을 시작하며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이 대표가 지방선거 직후 '개혁'을 내걸고 발족한 당 혁신위원회는 이날 오후 첫 회의를 진행했다. 이 대표 '사조직' 논란을 겪은 혁신위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윤핵관(윤석열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이 열렸다. 코로나19로 1년6개월 만에 재개된 행사에는 58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다. 115명의 국민의힘 의원 중 절반이 참석한 셈이다.
두 조직은 표면적으로 정당 개혁, 국정 뒷받침 등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향후 당내 주도권 싸움을 대비한 '진지'(陣地)로 기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친윤계를 향한 이 대표의 목소리는 혁신위 회의에 앞서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최재형 의원실이 주최한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부터 커졌다.
이 대표는 세미나에서 "언론에 익명으로밖에 인터뷰할 수 없는 분들 모두다 공성전 대상"이라며 대선 기간 익명의 인터뷰로 논란이 됐던 '윤핵관'을 겨냥했다. 이 세미나에는 당 지도부 등 주요 인사 가운데 이 대표가 유일하게 참석했다. 친윤계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반면 미래혁신포럼에는 친윤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이 대표는 불참했다. 포럼에는 지난 대선에서 친윤계와 갈등을 빚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강연자로 초대돼 일단 계파색을 희석했다.
하지만 예정에 없던 안철수 의원이 축사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안 의원은 최고위원 인선을 두고 이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최근 친윤계와 접점을 늘리고 있는데 이날 행사를 통해 '친윤'과 연대하고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안 의원은 행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장'이라며 자신과 장 의원을 비판한 듯한 메시지를 남긴 것을 두고 "속이 타나보다"며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이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꼬았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의 부재는 양측 갈등의 변수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했는데, 윤 대통령 환송행사에 권 원내대표는 참석했다. 이 대표는 함께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 투톱 가운데 '윤핵관' 권 원내대표만 환송에 나서면서 이 대표와 대통령실 간 불편한 기류가 노출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윤리위에 앞서 만났다고 언론보도에 양측은 만남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엇갈린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그래서 윤 대통령에게 부담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인 친윤계가 윤 대통령 출장 중 이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는 7월7일로 예정된 이 대표 징계위를 겨냥해 여론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 출장 중 갈등이 되레 잦아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윤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에서 여권 내 갈등이 유발될 경우 이번 순방의 성과가 국내정치에 묻힐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원내대표가 28일부터 7월1일까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17대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에 경축특사단장으로 참석하는 점도 당내 갈등이 잦아들 것으로 보는 이유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갈등이 윤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에나 풀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수차례 만남을 요청했는데,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 대상자로 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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