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업계로 번진 물가인상.."지갑 닫히면 어쩌나"

백주아 2022. 6. 2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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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27일부터 인기 제품 가격 최대 33%↑
샤넬·디올 등 명품업계도 내달 주요제품 가격 인상할 듯
원면·팜유 급등에 옷·화장품 가격 인상 불가피
업계, 리오프닝 기대 반짝 소비자심리 경색 우려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세계적인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움직임이 패션·뷰티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엔데믹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에 부풀었던 업계는 고물가 충격으로 소비자심리가 얼어붙지 않을까 긴장하는 모습이다.

▲유니클로 엑스트라화인메리노크루넥스웨터(긴팔). (사진=공식 홈페이지)
2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 유니클로는 이날부터 셔츠·스웨터·니트 일부 제품을 1만원씩 인상했다.

유니클로 옥스포드 셔츠는 2만9900원에서 3만9900으로 1만원(33%) 올랐다. 또 엑스트라화인메리노(EFM) 크루넥 스웨터와 EFM 니트폴로셔츠 두 제품 모두 3만9900원에서 4만9900원으로 25% 인상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오랫동안 이어진 원자재·물류비·운송비 등의 인상과 함께 최근 급속한 물가 인상으로 인한 매장과 사업 제반 운영비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야나이 타다시 일본 유니클로 운영사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원재료 가격이 2배에서 심하게는 3배까지 올랐다”며 “현재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가격 인상을 시사했다.

또 다른 해외 SPA 브랜드 자라(ZARA)도 일부 의류 가격을 10% 이상 올렸다. H&M도 지난 3월 일부 제품의 가격을 10% 인상했다.

의류의 경우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뉴욕국제거래소(ICE)에 따르면 의류의 원재료인 원면의 7월 만기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140.68달러를 기록해 유럽 재정위기가 있던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면 가격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 2020년 1월 48.71달러까지 떨어졌지만 2년간 180%나 상승했다.

지난 1일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의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 매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 서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명품 업계도 잇단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이 이르면 내달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5% 인상할 전망이다.

샤넬도 이달 말~내달 초에 주요 제품 가격을 10% 안팎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지난 15일 ‘홀스빗 1995 미니백’과 ‘재키 1961 스몰백’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4% 올렸다.

뷰티 업계도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크리스챤 디올의 뷰티 브랜드 ‘디올 뷰티’도 내달부터 프레스티지 라인을 포함한 제품 가격을 6% 안팎으로 올린다. 이번 인상은 지난 3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인상 대표 품목은 프레스티지 라인의 ‘나이트 세럼’이다. 나이트 세럼은 다음 달부터 68만원에서 71만원으로 4.4% 오른다. 나이트 세럼은 지난 2월에도 59만원에서 68만원으로 15.2% 인상했다.

샤넬 뷰티도 지난 2월 화장품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이에 대표 제품인 ‘쿠션 팩트’가 8만4000원에서 8만6000원으로 올랐다.

화장품 가격 인상 역시 팜유 등 원재료 가격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연초 전세계 팜유 공급의 60%를 담당하는 인도네시아의 수출 금지 등의 영향으로 팜유 가격이 급등하했다. 식물성 기름인 팜유는 식용유 가공식품 등 식품 외에도 화장품, 샴푸 등의 주 원료로 쓰인다. 올해 팜유 톤당 수입 가격은 4월 기준 1688달러로 전년(1248달러) 대비 35% 올랐다. 팜유에서 추출하는 글리세린 가격은 1kg당 지난해 3793원으로 지난 2020년 1290원 대비 194% 뛰었다.

리오프닝 기대도 잠시 치솟는 물가에 소비 심리가 얼어붙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며 매출이 급감했던 악몽이 재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휴가·모임·결혼식 등이 다시 활발해지면서 의류 수요가 반짝 늘어났다”면서도 “일상 생활에서 체감할만큼 인플레이션이 다가오면서 의류 소비를 가장 먼저 줄일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실제 코로나19 때 의식주 가운데 의류 소비가 가장 먼저 줄었던 악몽이 재현될 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급망 이슈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현상이 이어진다면 엥겔지수가 높아지면서 의류 등 소비재 구매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주아 (juaba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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