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공천위 컷오프 뒤집고  포항 시민들 스스로가 만든 시장

최관호 영남본부 기자 2022. 6. 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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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선 이후 포항 첫 3선 연임한 이강덕 시장 "시민의 열망을 현안 해결에 오롯이 활용하겠다"

(시사저널=최관호 영남본부 기자)

2014년부터 포항 시정(市政)을 8년간 이끌어온 이강덕 시장은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지난 4월, 선거를 코앞에 두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당내 다른 경쟁 후보에 비해 15%포인트 이상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 시장을 예비경선에서 컷오프했다. 여기에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김정재 국회의원(포항 북구)과 심각한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시장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였다.

하지만 3선 연임을 성원하는 지지자들의 염원에 이 시장은 기사회생했다. 그의 지지자들이 예비경선 결과에 강하게 반발한 끝에 국민의힘 중앙당은 이 시장의 컷오프를 철회했다. 이후 이 시장은 당내 경선에서 경쟁자를 크게 앞질렀고, 지방선거에서 77.2% 득표율로 3선 연임에 성공했다.

이 시장의 지지자들은 지난 8년간의 치적이 그의 부활을 이끌어냈다고 입을 모은다. 이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때 최초로 포항 시민 전수검사를 실시해 선제적 방역에 앞장섰다. 포스코그룹 지주사의 서울 설치가 기정사실화되자 그는 전 시민의 의지를 한곳으로 모아 지주사 포항 유치를 이끌어냈다. 그는 포항시의 주력 사업인 철강 중심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했다. 그 결과 지난 2019년 포항시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선정됐고, 중소벤처기업부의 '규제자유특구 성과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 등급인 우수특구로 인정받았다.

특히 이 시장은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산업 생태계 구축을 통한 수소경제 활성화에도 선도적으로 나섰다. 그의 한 지지자는 "이 시장은 포항의 위상과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나타냈다. 시사저널은 민선 출범 이후 포항에서 최초로 3선 연임에 성공한 이 시장을 6월13일 포항시청에서 만났다.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 ⓒ포항시

민선 출범 이후 포항 최초로 3선 시장이 된 소감은.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에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 저의 당선은 '위대한 포항 시민의 승리'라고 본다. 압도적인 지지에는 더욱 활기찬 시정과 획기적인 포항 발전을 기대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민심을 잘 읽고 마음 깊이 새기겠다. 특히 높은 지지율에 대한 기쁨보다 한없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시정 운영을 더욱 성실히 하라는 주마가편의 채찍질로 받아들인다. 겸손한 마음으로 시정에 임하겠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포항을 위해 민선 8기 시정 운영에 제 모든 역량과 열정을 쏟겠다."

국민의힘 예비경선에서 컷오프됐을 때 어떤 각오로 임했는가.

"지금에 와서 다시 떠올리기는 겸연쩍다. 당시 지지도 1위의 현직 시장에 대해 비상식적이고 불공정한 교체지수를 근거로 일방적인 컷오프를 당했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많은 시민의 응원과 '우리 스스로 후보를 뽑게 해달라'는 뜨거운 열망 덕분에 큰 힘을 얻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공천에는 시민들의 바람과 유권자의 뜻이 반영돼야 한다. 민심에 어긋나는 인위적인 공천을 누가 바람직하다고 보겠는가. 많은 포항 시민에게 거듭 감사드린다.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시민들의 기대와 열망을 모아 더 큰 포항을 만들겠다."  

지난 8년간 재임 성과가 경선 부활과 당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4년 당선 이후 포항의 발전과 시민 행복만을 바라보며 쉼 없이 달려왔다. 이런 8년간의 노력을 포항 시민들께서 인정해 주셨다고 생각한다. 2014년 이후 2000여억원의 예산 지원을 통해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와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센터 등 20개 가까운 포항만의 혁신적인 R&D 인프라를 구축했다. 여기에 더해 강소연구개발특구와 배터리규제자유특구 등 3대 국가전략특구 지정을 이끌어내 포항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도적으로 대비했다. 포항의 첨단 신산업을 육성할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각고의 노력으로 포항은 철강에만 치우쳤던 산업구조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3+1(배터리·바이오헬스·수소+철강 고도화) 신성장 산업' 전략으로 산업 다변화의 기틀을 다졌고, 최근 5년간 약 7조원의 역대 최대 기업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또 침체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전국 최대 규모의 지역화폐 '포항사랑상품권'을 발행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포항을 회색 산업도시에서 친환경 녹색도시로 대전환하는 '그린웨이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이 사업으로 도심숲 공간을 대폭 늘려 시민들에게 쾌적한 정주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이차전지 양극제 소재 공장ⓒ포항시

향후 민선 8기에서 가장 중점을 둘 사업을 꼽자면.

"민선 8기에는 시민 상생과 화합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 시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는 시정을 펼칠 계획이다. 포항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응집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민생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시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실천하겠다. 용광로처럼 하나로 모인 시민들의 뜨거운 열망을 포항의 오랜 숙원사업인 영일만대교 건설과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설립, 포스코홀딩스 포항 이전 등 굵직한 지역 핵심 현안 해결에 오롯이 활용하겠다. 또한 경쟁력을 잃어가는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의 아픔을 덜고, 서민 생활에 안정을 드리기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과 공공요금 동결, 소상공인 지원 강화 등 최선의 민생경제 대책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 무엇보다도 최근 10대 주요 대기업이 향후 5년간 10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해 포항시가 선제적인 투자유치에 나서겠다. 지역 내 대규모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각오다. 2차전지와 바이오, 수소 등 지역의 3대 신산업을 필두로 철강과 반도체, 첨단 신소재 등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민·관·경제계는 물론 전 공무원과 시민들의 역량을 결집해 대대적인 투자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포항시 영일만대교 조감도 ⓒ포항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민심은 바다와 같아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는 걸 이번 선거를 통해 절감했다. 시민들의 뜻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깨달았다. 포항 시민들이 저에게 준 성원에는 더 큰 포항 발전을 위해 페이스 메이커가 아니라 완주자가 되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면서 활력이 넘치는 도시와 지역 균형발전의 모범도시 포항을 만드는 데 모든 열정을 바치겠다. 그래서 민선 8기 임기를 마친 후에도 포항 시민들이 오래도록 기억하는 시장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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