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자녀들, 자긍심·자아존중감 낮아져..무자녀 가구도 증가
국내에서 성장한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자긍심과 자아존중감이 3년 전에 비해 모두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족 중 자녀가 아예 없는 가구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3년마다 진행하는 실태조사로, 전국 다문화가족 3만2000가구 표본 중 1만5578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만 9~24세 자녀 비중이 43.9%로 2018년(35.6%) 대비 8.3%포인트 늘었다. 만 9~24세 자녀 중 국내에서만 성장한 비율이 90.9%에 달했다. 그러나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자긍심은 5점 만점에 3.38점, 자아존중감 3.63점으로, 2018년(3.48점, 3.87점)에 비해 모두 하락했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자긍심과 자아존중감은 사춘기에 진입하는 10대에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다문화가족 자녀들도 마찬가지로, 만 9~24세 자녀들의 전체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긍심과 자아존중감 점수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며 “심리정서에 대한 향후 연구는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학습지원과 진로상담·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았지만, 취학률은 우리나라 학교급별 전체 국민에 비해 낮았다. 특히 지난해 전문대 이상(고등교육기관)의 취학률은 40.5%에 그쳐 전체 국민(71.5%)에 비해 30%포인트 이상 낮았다.
다문화가족 중 아이가 없는 가구의 비율도 늘고 있다.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평균 자녀수는 0.88명으로 2018년 0.95명 대비 줄었다. 무자녀 가구의 비율은 2015년 33.2%에서 2018년 36.7%, 2021년 42.0%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다문화가구가 한국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해왔는데 또 다른 선택을 하는 비율이 늘었다고 볼 수 있는 통계”라면서 “국내 저출생 현상과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는지, 귀화한 이들의 연령과 관련성이 있는지 등 별도 분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해 결혼이민자와 귀화자 중 15년 이상 거주자는 39.9%로 3년(27.6%) 전보다 늘었다. 연령대는 30~39세가 36.4%로 가장 많았다. 증가폭이 가장 큰 연령대는 60세 이상으로, 2018년 6.5%에서 지난해 9.2%로 늘었다. 가정생활에서 부부 간 갈등이나 문화 차이 경험은 줄었는데, 자녀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만 5세 이하의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한국어 지도(26.8%)를, 만 6세 이상은 학습 지도(50.4%)에서 가장 큰 어려움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다문화가족 자녀가 차별 받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다문화가족 자녀맞춤형 지원체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실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적극 발굴해 4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에 충실히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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