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 강조했지만 중국 내부 전망도 어두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5.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상반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침체됐던 경기가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27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인민대 국가발전전략연구원 등이 운영하는 중국 거시경제포럼(CMF)은 지난 25일 ‘상반기 중국 거시경제 분석과 예측’ 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7%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 제시한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CMF는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상반기 중국 GDP 성장률이 2.7%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발생 상황이 어느 정도 통제되면서 하반기에는 경제 상황이 회복되고 6.4%의 성장률을 보이겠지만 전체적으로 연간 성장률은 5%를 넘어서기 힘들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시진핑 주석이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 의지를 재차 천명한 상황에서 나왔다. 시 주석은 지난 22일 브릭스(BRICS) 국가 비즈니스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은 올 들어 복잡하고 심각한 국내외 발전 환경에 직면했지만 코로나19 예방·통제와 경제·사회 발전을 지속적으로 총괄하며 각종 도전에 힘 있게 대처했다”며 “거시정책 조정 강도를 높이고 더욱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 연간 경제·사회 발전 목표를 달성하고 코로나19의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봉쇄 조치로 중국 경제가 2020년 코로나19 발생 초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당초 제시한 5.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수정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시 주석의 강력한 의지와 달리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경제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인 왕이밍(王一鳴)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CMF 분기 회의에서 “현재 상황에서 보면 2분기 GDP 성장률은 1%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5.5%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하반기에 지난해보다 3∼4% 높은 7∼8% 성장을 달성해야 하는데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5월 이후 경제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2분기 코로나19 충격으로 공백이 생겼다”며 “이를 하반기 빠른 경제 성장으로 메워야 하는데 2020년 초 코로나19 이후 2분기에 빠르게 경제가 회복됐던 때와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CMF가 제시한 4.7%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국제금융기관 등 해외에서 보는 성장 전망치보다는 그나마 낙관적인 수치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들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3∼4.4%로 낮췄고,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악의 경우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3%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재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서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하반기 다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가해질 경우 중국 경제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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