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에 쫓기는 KB..잘나가던 은행주, 시들한 이유는

최희진 기자 2022. 6. 2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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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본점. 각 사 제공

주식 시장이 부진한 와중에도 금리 인상의 수혜를 입어 선방하던 은행주가 이달 들어 가파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주 시가총액 1위인 KB금융의 경우 연초보다 시총이 약 3조원 감소해 2위 신한지주와 격차가 대폭 축소됐다.

27일 KB금융은 전장 대비 0.2% 하락한 4만8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가 지난달 말(6만400원) 대비 약 19% 밀렸다. 신한지주도 전장 대비 0.52% 내린 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4만3050원)과 비교하면 10.6%가 빠졌다.

최근 연기금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게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24일 한 주간 연기금은 KB금융 주식 194억원, 신한지주 3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이들 금융지주 주식을 각각 189억원, 194억원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연초 약 22조8000억원이었던 KB금융의 시가총액은 27일 기준 약 20조1600억원로 줄었다. 신한지주 시총은 같은 기간 약 19조1000억원에서 19조7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양사의 시총 격차가 3조7000억원에서 4600억원으로 크게 좁혀졌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은행주는 금리 인상기의 최대 수혜주로서, 시장 평균보다 나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 5월 말 기준 코스피 지수가 연초(2988.77) 대비 10.1% 하락했지만, KB금융 주가는 같은 기간 9.2%, 신한지주는 15.6% 올랐다. 금리가 올라 순이자마진이 증대되면서, 금융지주들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그러나 하반기로 접어들면 은행의 경영 환경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예·적금 금리 인상 등으로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져 순이자마진 증가 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상승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의미다.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도 은행에 악재다. 금리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해 차주(대출받은 사람)들이 빚을 갚기 어려워지면 은행의 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올 가능성이 커진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가격 상승을 동반한 인플레이션, 여기에 통화 긴축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세계 경기의 조정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경기는 부진한 데 반해 물가만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은 금융주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은행에 취약차주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도 최근 은행주의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일 대통령과 금융감독원장이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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