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반드시 해야 한다' 여성 동의율 5%도 안돼..남성은 12%
‘남편은 밖에 나가서 돈을 벌고 아내는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동의하는 비율이 남녀 모두 줄며 가치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에 동의하는 비율은 남성은 100명 중 12명, 여성은 100명 중 5명에 그쳤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7일 발간한 월간 <보건복지포럼> 6월호에 실린 ‘성역할 가치관과 결혼 및 자녀에 대한 태도’ 보고서를 보면 ‘남편이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아내가 할 일은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란 문항에 대한 남성 동의율은 27.5%, 여성 동의율은 19.6%였다. 이 보고서는 연구원이 전국 19~49세 1만4538명을 대상으로 한 ‘2021년 가족과 출산 조사’를 원자료로 삼았다.
앞서 2015년과 2018년 동일한 문항으로 기혼 남성을 빼고 기혼 여성(15~49세)과 미혼 남녀(20~44세)를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진 바 있다. 기혼 여성은 동의 비율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으나, 미혼 남녀는 2015년 때보다 2018년에 동의비율이 낮아졌다가 다시 높아졌다. 다만 미혼 남성(동의율 20.0%→15.1%→17.2%)보다는 미혼 여성(13.7%→9.4%→12.3%)이 기존의 가치관에서 더 많이 탈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비슷한 질문으로 ‘가정생활을 위해 남성과 여성이 해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는 문항에 대한 동의율은 남성 34.3%, 여성은 26.1%였다. ‘아이는 아빠보다 엄마가 더 잘 키운다’는 문항도 성역할 고정관념을 내포하고 있지만 다른 문항에 비해 동의율이 높고, 남녀 인식차가 두드러졌다. 남성은 61.3%, 여성은 47.9%의 동의율을 보였다.
결혼에 대한 태도를 조사한 결과, 남성은 53.3%(반드시 해야 한다 12.1%, 하는 편이 좋다 44.2%)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여성의 긍정 비율은 35.5%(반드시 해야 한다 4.7%, 하는 편이 좋다 30.8%)에 그쳤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미혼 남성의 경우 2015년 3.9%, 2018년 6.6%, 2021년 6.8%로 상승했다. 미혼 여성은 5.7%→14.3%→10.9%로 등락이 있었으나, 미혼 남성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태도는 남성의 71.2%, 여성의 64.2%가 자녀가 있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연령이 낮은 집단일수록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는 동의율이 높게 나타났다. 2015년, 2018년과 비교할 때 미혼 남성(17.5%→28.9%→38.5%), 미혼 여성(29.5%→48.0%→51.1%) 모두 동의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결혼·출산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 모두 건강과 경제적 측면, 주거 여건과 배우자의 육아 분담 등이었다.
보고서는 “결혼과 출산 등의 생애과정이 더 이상 필수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장된 시점에서 개인이 부담 없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일자리(또는 소득) 확보가 가능하도록 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주거 여건을 조성해 개인의 가족 형성, 생애주기의 단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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