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도 감옥 가야"..'마약과의 전쟁'에 가족 잃은 여성의 절규

김예슬 기자 입력 2022. 6. 2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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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강력 범죄의 시발점인 마약이 근절 대상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6년 전 한 대통령이 대대적인 마약 소탕이라는 명목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을 때까지만 해도 모두 그 취지에 공감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3~5의 어린아이를 포함해 최소 6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자, 마약과의 전쟁은 반인륜적 범죄를 잘 포장한 미사여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도 마약과의 전쟁에 제동을 걸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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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2016년 마약과의 전쟁 선포..최소 6000명 숨져
지난 10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 노발리체스의 백백 묘지에서 '마약과의 전쟁' 희생자 유족들이 유해가 담긴 상자를 들고 있다. 22.06.10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강력 범죄의 시발점인 마약이 근절 대상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6년 전 한 대통령이 대대적인 마약 소탕이라는 명목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을 때까지만 해도 모두 그 취지에 공감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3~5의 어린아이를 포함해 최소 6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자, 마약과의 전쟁은 반인륜적 범죄를 잘 포장한 미사여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전국적인 마약 소탕 과정에서 10대 아들과 남편을 떠나보낸 마리 앤 보니파시오(48)의 인터뷰를 실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대대적인 마약 소탕 작업을 벌였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6000여 명이 숨졌다. 인권단체들은 1만2000여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니파시오도 이 과정에서 가족을 잃었다. 2016년 네 명의 경찰이 필리핀 수도 마닐라 슬럼가에 있는 그의 집에 들이닥쳤고, 보니파시오의 남편과 아들을 총으로 쏴 죽였다.

보니파시오는 그 이후 불안장애를 겪고 있다. 경찰이 자신과 남은 가족을 쫓아올 수 있다고 생각해 여러 번 집을 옮겼고, 항상 주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니파시오는 "나도 죽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터뷰 도중에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고 AFP는 전했다.

보니파시오의 막내아들도 마약과의 전쟁 피해자다. 이제 고작 13살이 된 그의 아들은 종종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경찰에게 쫓기는 악몽에서 깨어난다. 이들 가족은 이른 저녁부터 현관문을 잠그고, 경찰처럼 보이는 사람이 버스에 타면 버스에서 내린다.

보니파시오는 가족의 억울한 죽음을 풀기 위해 경찰들을 상대로 형사 고소장을 제출했다. 남편과 아들은 마약에 연루되지 않았으며, 경찰이 발포했을 당시 비무장 상태였기 때문에 경찰의 의도적인 살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들이 재판에 넘겨지기까지는 장장 4년이 걸렸다. 게다가 경찰들은 "(보니파시오의 남편과 아들이) 먼저 총을 쐈으므로 정당방위"라며 "증거가 부족하니 사건을 기각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경찰들은 오는 8월 증거를 제출하고, 법원은 이를 심리할 방침이다. 다만 법원이 보니파시오의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마약과의 전쟁으로 민간인 사살에 동원된 경찰이 기소된 경우 자체가 드문 데다 증거조차 모으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피해자가 이미 사망한 만큼 전적으로 경찰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니파시오의 법정 대리인 크리스티나 콘티는 "기소를 담당하는 경찰이 피고인"이라며 "경찰이 가진 증거에 접근하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종류의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책임을 단순히 피해자나 생존자에게 떠넘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보니파시오도 "두테르테 대통령도 감옥에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사회도 마약과의 전쟁에 제동을 걸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마약과의 전쟁을 반인류 범죄로 규정하고, 정식 조사에 나서겠다는 검사실의 요청을 승인했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같은 해 11월 자체적으로 조사를 하겠다고 ICC의 조사 유예를 신청, ICC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필리핀에서 공식적인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자 ICC는 조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ICC의 조사 재개 방침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매우 화가 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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