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칼럼] 최저임금 인상이 쏘아올린 無人시대

장우정 기자 2022. 6. 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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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은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주문·결제기기)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는 최저임금의 직접 당사자인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현장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주휴수당(근로기준법상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휴일에 일하지 않아도 하루치 임금을 주는 것)을 포함하면 최저임금은 이미 시간당 1만992원으로 더 이상의 추가 인상은 감내하기 어렵다"면서 "어려운 경기 상황으로 매출이 늘지 않고 있어 근로 시간을 줄여 대응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출이 줄어드는 악순환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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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은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주문·결제기기)로 부탁드리겠습니다.”

테이크아웃(포장) 위주로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를 가 보면 사장이 직접 음료를 만들어주며 이렇게 부탁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키오스크가 대신한 것이다.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데 약 500만원이 들지만 1~2명의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어 초기 비용은 1년 안에 뽑아낼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대형 햄버거 업체부터 일반 음식점까지 키오스크 도입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키오스크처럼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사업 모델의 스타트업(초기 기업)도 최근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로봇 팔이 치킨을 튀기는 ‘롸버트치킨’의 로보아르테, 로봇이 커피를 만드는 로봇카페(비트) 비트코퍼레이션이 대표적이다.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의식주컴퍼니가 최근 선보인 오프라인 무인세탁소 ‘런드리24′도 비슷하다. 모두 사람을 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 운영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1억원 정도를 투자하면 투잡으로 런드리24를 창업해 한 달 300만~500만원 수준의 매출을 추가로 올릴 수 있지만, 온 가족이 주 6일 프랜차이즈 오프라인 세탁소에 매달리면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최대 25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가 비싸지는 원자재, 인건비를 다 감당하면서 누군가를 고용해 수익을 내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내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얼마로 할지를 두고 노사가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가 초기에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론’을 외치며 급격하게 올린 바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으로 고용 등이 줄자 정권 후반기에는 인상률이 낮아졌다. 노동계는 시간당 1만원 이상의 인상을 다시 주장하고 있다. 고물가 상황에서 현재 시급으론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 폭등, 금리 인상으로 힘든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올리는 것은 벼랑 끝으로 떠미는 것과 같다며 반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는 최저임금의 직접 당사자인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현장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주휴수당(근로기준법상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휴일에 일하지 않아도 하루치 임금을 주는 것)을 포함하면 최저임금은 이미 시간당 1만992원으로 더 이상의 추가 인상은 감내하기 어렵다”면서 “어려운 경기 상황으로 매출이 늘지 않고 있어 근로 시간을 줄여 대응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출이 줄어드는 악순환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인건비 비중이 큰 자영업자·영세기업들은 우선 고용 시간을 줄이고, 인원을 줄이고, 결국 사람 대신 로봇(기계)으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기계가 한 번 사람을 대체하면 다시 사람을 고용하는 것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고객들이 키오스크에, 로봇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도리어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는 무인화의 역설로 이어지고 있다.

[장우정 성장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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