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수비로 강팀에 무실점' 韓 여자축구, '황소고집' 벤투호에 영향미칠까

김성수 기자 2022. 6. 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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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강호 캐나다를 상대로 철벽수비를 펼친 끝에 무승부를 챙겼다. 강팀에 정면으로 맞섰지만 대량 실점을 허용했던 남자 축구대표팀 '벤투호'와 대조적인 모습을 이뤘다.

남자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왼쪽)과 여자 축구대표팀 콜린 벨 감독. ⓒKFA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4시 15분 캐나다 토론토의 BMO 필드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평가전은 내년 7월 호주와 뉴질랜드가 공동 개최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의 실력을 점검하기 위한 기회였다. 한국은 지난 1월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두며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의 상대였던 캐나다는 세계적인 수준의 강팀이다. 캐나다는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FIFA 랭킹은 6위다. 18위의 한국은 이 경기 전까지 캐나다와 8경기를 치러 1승 7패의 절대적 열세에 놓여있었다.

한국은 또한 피지컬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캐나다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이 예상됐다. 벨 감독 역시 26일 있었던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캐나다의 피지컬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볼 수 있을 것이다. 평가전은 배우기 위한 경기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내년에 있을 월드컵"이라고 말했다.

여자 축구대표팀 콜린 벨 감독. ⓒKFA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가 풀리지 않는 쪽은 한국이 아닌 캐나다였다. 중앙 수비수를 3명 세우는 3백을 들고 나온 한국은 수비 시에는 측면 수비수들까지 내려 5백을 형성한 것은 물론 중원과 최전방의 선수들까지 수비에 가담해 캐나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캐나다는 자신들의 진영과 한국 진영 측면에서는 공을 계속 점유했지만 페널티박스를 중심으로 내려서서 방어하는 한국의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캐나다가 자랑하는 높은 신장도 밀집수비를 부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캐나다는 후반전 여러 차례에 걸쳐 새로운 공격수들을 교체투입하며 득점을 노렸지만 한국의 방패는 단단했다. 한국은 결국 경기를 0-0 무승부로 마치며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무실점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여자 대표팀의 이날 경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준비를 위해 6월 초 강팀과 평가전을 가졌던 남자 축구대표팀 '벤투호'와 대조를 이뤘다. 남자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은 FIFA 랭킹 1위의 브라질을 상대로 정면승부를 선언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A매치 평가전 홈경기에서 1-5로 패했다. 전반 31분에 황의조의 골이 터진 점은 고무적이었으나 후방부터 짧은 패스로 풀어나오는 과정에서 상대 압박에 고전하고 패스 실수도 여러 차례 나오면서 5실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 대패에도 불구하고 후방에서부터 차근차근 빌드업을 해나가는 자신의 축구 스타일을 월드컵에서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브라질과의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긴 시간을 이렇게 운영해왔기 때문에 스타일을 바꾸면 수정할 시간이 없다. 지금까지 했던대로 하면서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남자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KFA

하지만 6일 일본이 브라질을 상대로 '두줄 수비'를 펼친 끝에 0-1로 패해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월드컵 본선에서 수비적인 운영이 통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강팀과 정면승부를 펼치고 많은 실점을 내준 벤투호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7일에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마저 수비에 초점을 맞춰 강호 캐나다에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또다시 비교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벤투호다.

물론 높은 FIFA 랭킹의 강팀이라는 것 외에는 브라질 남자 축구대표팀과 캐나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경기 스타일 등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어쨌든 세계적인 수준의 강호를 상대로 결과를 낸 여자 대표팀을 보면서 벤투 감독의 생각에 변화가 일어날지는 지켜볼만한 부분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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