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남은 '조선의 모험가'

이태민 기자 2022. 6. 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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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신부 삶·길 충실히 복원한 첫 정본 전기
1845년 친필 작성 '김 신부 서약서' 라틴어 원본 공개
김대건 조선의 첫 사제 (이충렬 지음 / 조한건 감수 / 김영사 / 544쪽 / 2만 5000원)

충청권 대표 성인(聖人)이자 '한국인 첫 사제' 김대건 신부의 첫 정본(定本) 전기가 나왔다. 이 책은 지난해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과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 선정 등을 기리기 위해 기획됐다. 1846년 25세의 나이로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하기까지의 삶을 총체적으로 다뤘다.

김 신부는 1821년 충남 당진 솔뫼의 천주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조선의 서학(西學) 박해 속에 신앙을 키웠던 그는 마카오에서 신학을 공부하고서 1845년 한국인으로는 첫 번째 가톨릭 신부가 된다. 중국 상해에서 배를 타고 조선에 들어와 선교 활동에 나섰으나 이듬해 관헌에 체포돼 용산 새남터에서 순교하며 짧지만 파란만장했던 생을 마감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4년 방한 때 그를 가톨릭 성인으로 추대했다.

김대건 신부에 관해 그동안 많은 책과 연구 결과가 있었다. 그러나 소년 시절과 마카오에서의 신학 공부 과정은 거의 베일에 가려진 채, 편지 자료를 통해 마지막 3년 정도의 삶만 중점적으로 알려졌을 뿐 나머지 영역은 막연한 추측으로 남아 있었다. 이 책엔 그러한 내용들이 사료를 토대로 복원돼 김대건의 신앙 여정을 생생히 만날 수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김 신부가 한국인 첫 가톨릭 사제가 됐음을 친필로 서약한 '김대건 신부 서약서' 라틴어 정본 사진도 담겼단 것이다. 김대건 신부는 1845년 8월 17일 상해 김가항 성당에서 사제서품을 받은 후 라파엘호를 타고 조선으로 출발하기 하루 전날인 같은 달 30일 이 서약서를 작성했다. 이 서약이 사실임을 확인하는 페레올 주교의 서명도 서약서에 담겼다.

집필은 전기 작가 이충렬 씨가 맡았다. 그는 한국교회사연구소의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주요 도서와 논문, 심포지엄 발표자료 등을 비교 검토하며 2년 6개월에 걸친 작업으로 성인의 생애를 되살렸다.

정순택 서울대교구장 대주교는 추천사에서 "작가는 역사적 사실과 확실한 문헌적 근거를 바탕으로 신부님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복원했다"며 "당시 조선의 신자들이 위험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신앙을 지키려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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