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가 탄 아우디, 섬 밖 나간 흔적 없다.. 생존반응은 28일째 끊겨

조홍복 기자 2022. 6. 2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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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일대 해상에서 해경 대원들이 실종 초등생 일가족의 행방을 수색하고 있다./완도해양경찰서

체험학습 복귀 시점 기준 12일째 연락이 끊긴 조유나(10)양과 함께 실종된 조양의 부모를 찾는 경찰이 27일 잠수부를 포함해 220여명의 인원을 투입해 나흘째 대대적 수색에 나섰다. 특히 경찰은 조양 가족이 생존반응으로 불리는 ‘생활반응’이 완도 신지도 송곡선착장에서 끊긴 점을 주목해 이 주변 해역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범죄 연루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차량이 사고사로 바다에 추락했거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차량이 바다에 가라앉아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생활반응이 한 달여 끊겨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양의 아버지 조모(36)씨와 어머니 이모(35)씨는 의식을 잃은 조양을 등에 업고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57분쯤 신지면(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 펜션에서 빠져나왔다. 당시 이 숙소 주차장 방범카메라(CCTV)에 회색 아우디 승용차에 탑승해 어디론가 떠나는 이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생활 반응 중 하나인 승용차를 이용하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순간이었다.

다음날 오전 1시쯤부터 조양과 이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다. 오전 4시에는 조씨의 휴대전화 신호마저 끊겨 이들의 휴대전화 생활반응은 이날까지 28일째 나오지 않고 있다. 조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곳은 숙소에서 직선으로 3.4㎞ 떨어진 송곡선착장 주변이다. 차량으로는 5분 거리에 불과하다. 경찰은 “생활반응이 끊긴 시점을 전후해 조씨 가족이 완도에서 배를 타고 떠난 승선 기록도 없었다”고 말했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일대 해상에서 해경 대원들이 실종 초등생 일가족의 행방을 수색하고 있다./완도해양경찰서

신지도는 완도읍 본섬과 고금도 두 섬이 다리로 연결돼 있다. 두 해상교량에 설치된 CCTV로 드나드는 모든 차량이 기록된다. 하지만 31일 이후 조씨의 아우디 승용차가 이 섬에서 나간 기록이 없다. 휴대전화와 승용차를 이용했던 생활반응이 모두 이 섬에서 끝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생활반응을 토대로 실종된 이들 가족은 신지도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지금으로선 바다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생활반응은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각종 반응이다. 생존 반응이라고도 불린다. 현금 입출금기와 체크·신용카드 이용 기록, 통장 거래·교통카드 이용 내역, 각종 병원·약국 이용 내역, 출입국 기록 등이 포함된다. 실종되거나 잠적한 사람처럼 행방이 묘연한 이를 추적할 때 주요 단서로 활용한다. 경찰 관계자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아남으려면 어떤 식으로든 소비할 수밖에 없다”며 “한달가량 생활반응이 없으면 생존에 이상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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