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365일 119와 함께, 소방청 사람들

한겨레 2022. 6. 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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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을 상징하는 심벌마크는 '새매'다. 주위를 살피며 경계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새매처럼 신속하게 날아가 소중한 인명을 구하고 힘차게 비상한다는 의미다. 매의 눈으로 하루하루 국민을 지키며 오늘도 백방으로 뛰는 소방청 사람들을 만나보자.

119의 시작과 마침표소방통신전문가

사진 충남소방본부 제공

누구나 119에 신고하면 해당 시·도의 119종합상황실로 신고가 접수된다. 그중 긴급구조표준시스템은 119신고 및 접수부터 상황 종료까지의 모든 상황을 담당한다. 소방통신전문가는 이와 같은 소방정보통신시스템을 구축하여 통합적으로 유지·보수하며 유·무선 통신망을 관리하고, 소방정보화 사업을 기획하는 사람이다.

충남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소방정보통신팀 임종빈 소방교.사진 본인 제공

“재난 현장의 컨트롤타워라는 자부심을 느껴요”

임종빈 소방교 | 충남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소방정보통신팀

Q.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요?

A. 2014년 국가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로 지정된 긴급구조표준시스템을 관리하고, 사이버 침해 사고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하여 소방관들이 재난정보를 통해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긴급구조표준시스템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A. 화재, 구조, 구급 등 응급상황에 맞게 출동 지령을 내리고, 소방관이 현장에 도착하면 재난영상전송시스템으로 실시간 정보를 상황실에 제공합니다. 재난이 종결된 뒤에는 재난 정보를 기록하고, 각종 통계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Q. 소방통신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격은 무엇인가요?

A. 정보통신, 정보처리 등 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2년 이상의 실무 경력이 있어야 소방공무원 통신직 응시 자격 요건이 됩니다. 임용시험은 총 4단계로 필기, 체력, 인적성 검사, 면접으로 진행됩니다.

Q. 이 직업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정보통신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반 기업 전산실에서 일하다가 소방통신직 특채에 지원했는데요, 저처럼 IT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해요.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 사이버 침해의 위협으로부터 정보와 데이터를 어떻게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지 해결방안을 고민해보고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 IT 기술을 배워두면 크게 도움이 될 거예요.

위급 상황을 상공에서 대응하는소방항공조종사

우리나라 각 시, 도에는 화재를 진압하고 응급환자를 이송하며, 항공 수색 및 구조 활동 임무를 수행하는 119항공대가 설치돼 있다. 소방항공조종사는 119항공대에 소속돼 구조대와 구급대가 접근하기 어렵거나 환자의 생명이 위급한 경우 또는 화재진압대의 능력만으로는 화재 진압이 어려운 경우 소방 헬기를 조종하여 임무를 수행하는 소방공무원이다.

전북소방본부 119항공대 김헌섭 소방위.사진 전북소방본부 제공

“첨단기술 집약체를 운용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사람들”

김헌섭 소방위 | 전북소방본부 119항공대

Q. 소방 헬기에는 몇 명이 타고, 어떻게 출동하게 되나요?

A. 5명이 한 팀이 되어 탑승합니다. 먼저 119항공대가 출동 지령을 접수하면 조종사는 해당 지역의 날씨 등을 파악하여 임무 수행이 가능한지 그 여부를 판단합니다. 그리고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비행 계획을 설정한 뒤 운항 계획을 작성 및 입력합니다. 동시에 구조·구급대원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응급상황에 맞는 장비를 헬기에 탑재하죠. 정비사는 헬기가 안전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요. 임무 지역에 도착하면 조종사는 지형 상황을 판단해 착륙하거나 구조 방법을 선정합니다. 정비사는 헬기 호이스트(구조대상자를 헬기 내로 끌어 올리는 장비)를 조작하고, 구조 및 구급대원은 필요한 장비와 물자를 휴대한 뒤 환자와 접촉해서 상황에 맞는 응급처치를 수행합니다. 헬기에 구조대상자를 탑승시키고 상황에 따라 가까운 헬리패드(헬리콥터의 착륙을 위해 조성된 공간)가 있는 병원이나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에 환자를 인계하고 항공대로 다시 복귀합니다.

Q. 수많은 출동 경험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A. 지난해 8월, 전북 완주군 천등산에서 암벽 등반을 하다 추락한 환자를 구조한 게 기억에 남아요. 출동 지령을 접수하고 천등산으로 구조하러 이동하는 중에 바람이 너무 불어서 몇 번이나 구조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거든요. 헬기 내에서 대원끼리 토의 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도해보자고 했고, 결국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몇 달 후 구조된 분이 감사하다며 메일을 보내어 알게 된 사실인데, 의사로부터 헬기로 구조된 게 천운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소방항공조종사로서의 긍지와 보람을 느낄 수 있어 이때의 임무가 잊혀지질 않네요.

Q. 소방항공조종사가 되기 위한 자격증과 경력을 갖추는 게 쉽지 않다고 들었어요.

회전익조종사 자격증, 무선통신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고 이후 비행 경력도 최소 1000시간 이상 돼야 소방항공조종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시험 역시 모의비행 또는 실제비행으로 실기시험을 치른 뒤 계기비행(관제사의 지시에 따라 속도, 비행 방향 등의 결정을 허가받고 조종석의 계기판에 의존해 비행하는 것), 화재 진압 훈련, 구술 평가 등을 통과해야 하고요.

Q. 소방항공조종사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남겨주세요.

A. 국내에는 한서대학교와 극동대학교에서 헬기조종학과가 설치돼 있으니 관심 있는 친구들은 찾아보세요. 육군, 해군, 공군 등 군에 간부로 입대해서 헬기조종사로 복무하다 전역해 소방항공조종사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시력과 같은 신체 조건을 꼭 확인해 체력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아야 합니다. 유비무환이라고 하죠. 정보를 알아두고 차근차근 준비해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잡길 바랍니다.

하늘을 누비는 숨은 영웅소방드론조종사

사진 충남소방본부 제공

소방드론은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보다 먼저 투입되어 위험요인을 미리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소방관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층이나 붕괴 현장을 살펴 신속하게 구조 대상자를 발견하며, 환자에게 약품이나 응급구호 물품을 전달한다. 소방드론조종사는 원격으로 드론을 조종하며 화재를 예방하는 순찰 활동과 구조물 3D 입체영상 촬영, 산림화재 감시, 화재 피해면적 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방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충청소방학교 교수운영과 윤수현 소방장.사진 본인 제공

“소방드론은 소방관의 또 다른 눈이 됩니다”

윤수현 소방장 | 충청소방학교 교수운영과

Q. 소방드론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떻게 관심을 두게 됐나요?

A.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가 부상을 당한 적이 있는데, 만약 드론을 재난 현장에 활용한다면 ‘더 이상 몸을 다치는 소방관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소방드론 업무를 맡았어요. 현재 저는 전국 유일의 여성소방공무원 드론 교수로, 충청소방학교에서 현직 소방관의 드론 훈련을 돕고, 소방드론을 조종하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또, 충청남도 광역드론수색단에서 실종자 수색이나 재난 현장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습니다.

Q. 소방드론을 통해 큰 피해를 막은 경우가 있었나요?

A. 농촌의 한 농가주택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드론으로 항공에서 확인해보니 주택과 가까운 곳에 있는 대규모 비닐하우스와 야산으로 불길이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즉시 소방차량을 배치해 추가 피해를 막았습니다. 힘들게 일궈온 비닐하우스를 잃지 않게 해줘서 고맙다며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시던 한 어머님의 모습이 기억나네요.

Q. 소방드론을 사용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점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

A. 모든 드론이 그렇듯 안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늘을 비행하는 드론은 소형 비행기와 같아서 추락하게 되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요. 특히 소방드론은 각종 장애물이나 전선 등 위험요소가 많은 현장에서 구조대상자에게 가까이 가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안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드론을 능숙하게 조종할 수 있어야 해요.

Q. 소방드론조종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우선, 드론 조종 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드론은 국가에서 발급한 자격증이 있어야만 다룰 수 있거든요. 드론으로 항공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해 영상을 제작해보기도 하고, 드론 축구나 레이싱 같은 드론 스포츠를 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변화하는 시대, 미래 소방드론조종사로서 여러 재난 현장에서 활약하는 꿈을 키워보세요!

대형 화재를 예방하는 첫 단추를 꿰다소방건축인허가 담당 소방관

소방시설은 화재를 빠르게 탐지하고 통보해 사람들을 대피시켜 초기 단계에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하는 기계와 시스템 등을 말한다. 학교 시설이나 6층 이상의 건축물, 병원과 장애인 의료재활시설, 항공기 격납고, 항공관제탑 등 특정소방대상물에는 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소방건축인허가를 담당하는 소방관의 직무는 이러한 건축물 내외부에 소방시설을 적합하게 설계했는지 검토한 뒤 허가를 내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부평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민원팀 정병술 소방장.사진 부평소방서 제공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소방 관련 학과를 이수하면 큰 도움 돼”

정병술 소방장 | 부평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민원팀

Q. 건축물의 소방시설 허가 동의 절차를 알려주세요.

A. 민원인이 소방허가 동의를 받기 위해 구청에 먼저 신축, 증축, 용도 변경 등 건축허가 신청을 합니다. 이후 건축과 담당자가 소방서 예방과에 소방시설에 대한 사항을 검토해달라는 요청을 하는 거죠.

예방과에서는 이러한 건축물 내외부에 소방시설이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검토하고, 구청에 적합한지 아닌지 그 여부를 통보합니다. 허가가 나야만 민원인은 건축 공사를 시작할 수 있어요. 건축허가는 건축물을 짓기 위한 첫 단추죠. 이 단추를 잘 끼워야 하므로 소방시설 설치에 대한 법령을 제대로 검토하고 건축물의 규모와 용도, 수용 인원을 꼼꼼히 검토해 적합한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입니다.

Q. 예전과 달리 건축물의 규모가 커지고 사용하는 용도도 다채로워져서 검토해야 할 점도 더 많아졌을 것 같아요.

A. 민원인이 제출한 건축허가신청서, 건축물의 도면과 소방시설의 평면도, 설치 계획표 등을 검토하는 일이 좀 더 까다로워진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기존의 법령은 물론 새롭게 변경된 법령과 지침을 미리 숙지해야 소방시설 공사가 끝난 뒤에는 또 한 번 검토하고 현장도 확인하고요.

Q. 예방과에서 소방민원을 담당하게 된다면 어떤 공부를 해둬야 할까요?

A. 신임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내용이 많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됐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예요. 하지만 실제 업무를 하는 데에는 소방시설법, 화재 안전기준과 지침 등 법령에 관한 지식과 소방시설도시기호(배관과 밸브, 경보설비 등 소방시설을 도면에 그리기 위해 기호화한 것) 등을 알고 도면을 읽어야 하니 별도의 공부가 꼭 필요하죠. 그래서 전기나 기계 분야의 소방설비기사 자격증을 취득했거나 소방 관련 학과에서 미리 공부를 해둔다면 이 업무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Q. 소방방재학과나 소방안전관리학과 전공을 추천하시겠네요.

A. 소방 대상물을 자체적으로 점검하는 범위도 넓어졌고, 소방시설을 공사하는 사업도 여러 곳에서 시행하면서 소방 관련 산업이 확장되고 있어요. 소방에 관련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으니 미리 소방 관련 전공을 이수하는 걸 추천하죠. 예전에는 대학교에서만 이런 지식을 배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여러 특성화고등학교, 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도 소방 지식을 쌓을 수 있더군요. 관련 교육기관을 졸업하면 소방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으니 더욱 매력적이고요.

이은주 MODU매거진 기자 silver@modu1318.com

글 전정아, 이은주 · 사진 충남소방본부, 전북소방본부, 부평소방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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