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씽어즈' PD "김영옥→나문희 16인 모두 주인공 만들고 싶었다"[SS인터뷰]

심언경 2022. 6. 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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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경우 주인공이 있고, 조연이 있고, 엑스트라가 있다. 그런데 출연자분들이 모두 주인공처럼 열심히 해주셨다. 한분 한분 최선을 다해서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었다.”

JTBC 예능프로그램 ‘뜨거운 씽어즈’를 연출한 신영광 PD가 첫 녹화 후 쉬지 못한 배경에는 출연진에 대한 애정이 있다. 누군가의 분량을 강조하거나 덜어내는 작업을 해야 하는 위치지만, 개개인의 도전이 한 편의 드라마라고 생각한다면 모든 순간이 유의미해지고야 마는 것이다.

기획부터 종영까지, 누구보다 뜨거운 나날을 보냈던 신 PD는 “최선을 다했다. 시원섭섭하기보단 시원한 게 더 크지 않나 생각한다. 아쉽긴 하지만 모두에게 선물이 된 프로그램 같다. 그래서 뿌듯하다”며 후련한 듯 웃었다.

단원은 나문희, 서이숙, 김광규, 장현성, 김영옥, 윤유선, 최대철, 우현, 이서환, 권인하, 박준면, 이병준, 우미화, 전현무, 이종혁, 정영주였다. 자타공인 탁월한 가창력을 지닌 이들도 있지만, 노래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멤버도 함께였다. 신 PD는 기대 이상으로 잘해준 출연자로 우현, 장현성, 김광규와 서이숙을 꼽았다.

“우현 배우님은 실력은 있었는데 캐릭터에 가려져 노래를 잘한다는 이미지가 없었다. 실제로는 잘하시고 음정이 정확하시다. 감초 같은 역할로 생각했는데 실력이 좋아서 저도 놀랐다. 장현성 씨는 기본적으로 잘했지만 너무 많이 느셨다. 김광규, 서이숙은 커플로 봐주시는데. 하하. 광규 형은 박자감각이 엄청 떨어진다. 두 분은 음정에서 그렇게 힘들어하시지 않았다. 끈기 있게 열심히 하셔서 전혀 불안한 요소가 되지 않았다.”

고령인 나문희, 김영옥의 선전도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였다. “두 분 다 엄청 힘들어하셨다. 문희 선생님은 걷기도 힘들다고 하셨다. 보통 예능은 녹화하고 끝나는데 저희는 한 회 나가기 위해 정말 많이 오셔야 했다. 당황하셨을 수도 있다. 오실 때마다 꽈배기 사오셔서 챙겨주셨다. 영옥 선생님은 막상 오는 것도 좋고 연습하는 것도 좋다고 하셨다. 두 분 덕분에 다른 출연자도 열심히 하는 분위기였다.”

나문희의 ‘나의 옛날이야기’, 서이숙의 ‘나를 외치다’, 김영옥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 까꾸로 청춘의 ‘댄싱 퀸’, 베테랑의 ‘바람의 노래’ 등 주옥같은 무대가 여럿 탄생했다. 화려한 기교 없이 진심이 투박하게 담긴 노래에 어떤 이는 공감의 눈물을, 어떤 이는 회한의 눈물을 쏟았다. 이러한 장을 만든 신 PD가 가장 울컥했던 때는 언제였을까.

“방송 나가기 전 김영옥 선생님이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선곡해 연습하고, 제작진은 모니터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영옥이)처음 연습했던 영상을 봤는데, 그때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느꼈다. 서로 얼굴을 피하면서 울었다. 저는 돌아가신 한 분이 떠올라서 그 노래가 와닿았다. 마지막으로 울컥했던 건 에필로그를 만드는 와중에 이서환 씨가 ‘이젠 안녕’이라는 노래를 부르시고 처음 모였던 그림이 나오는데 지금까지 고생했던 게 지나가면서 울컥했다.”

제작진이 느낀 감동은 안방으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더불어 신 PD는 예능의 한계를 뛰어넘어 ‘삶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 “개인적인 일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삶의 소중함을 담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아무래도 예능이다 보니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오랜 기간 준비하면 가능하지만, 매주 찍어내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이런 메시지를 주는 건 드물지 않냐는 반응에 힘이 났다.”

이처럼 신 PD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건 삶의 무게가 남다른 시니어 출연자들이 함께한 덕분이다. “그분들이 화면 앞에 서면 그 자체로 (삶의 무게가)묻어나온다. 시류에 편승하기 위해 시니어 예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시간의 유한함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합창을 선택했고, 어떤 사람들이 보여주는 게 좋을까 생각하다 보니 시니어 예능을 제작하게 됐다. 매 순간 배웠다. 단순하지만 ‘귀엽게 나이 먹어야겠다. 좋은 어른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신 PD가 제작에 참여한 예능프로그램은 대부분 ‘음악’과 ‘도전’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신 PD 표 예능이 재미에만 초점을 둔 타 프로그램들과 달리 감동과 울림이 있는 이유다. 앞으로도 ‘착한 예능’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감은 없을까. 이미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봤다는 신 PD는 답으로 ‘뜨거운 씽어즈’를 내놨다.

“실제로 고민을 많이 했다. 삶과 죽음 등 심오한 메시지들을 녹이고 싶은데 예능이니까 진지하게 표면적으로 드러나게 할 수 없지 않나. 그런 고민을 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렇게 메시지를 녹일 수 있구나’ 하면서 많이 배웠다. 오히려 청개구리처럼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말 딥하게 가볼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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