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보기 위한 버킷리스트 여행지가 제주인 까닭 [여행+사람]

장주영 입력 2022. 6. 27. 11:03 수정 2023. 2. 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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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신이 창조한 첫 번째 작품이다. 그래서일까. 그 어느 존재보다 신성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갖고 있다. 밝고 어두움을 가르는 기준이 빛이기에 권선징악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쓰이기도 하고, 희망과 미래에 대한 꿈으로 상징 짓기도 한다.

‘빛의 화가’라 불리는 거장 윌리엄 터너 역시 빛을 얼만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오랜 시간 연구한 끝에 대가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의 대표작 ‘빛과 색채-대홍수의 아침’을 보면 단박에 이해가 간다. 엄청난 홍수라는 충격을 어둡게 그려낸 반면 짙은 어둠 속에서 둥그런 빛이 나타나 희망을 표현했다. 빛이 주는 좋은 예이다.

고기영 비츠로앤파트너스 대표

실생활에서도 빛은 중요하다. 칠흑같은 어둠까지 가지 않더라도 빛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다. 또 시대가 변할수록 빛의 기능은 다양해지고 있다. 조명이 대표적이다. 조명의 쓰임에 따라 집의 가치나 분위기가 달라진다. 심지어 불면증이나 심리 불안에 도움을 주는 빛 테라피까지 등장했다.

내년 5월 제주에 들어서는 더 시에나 리조트도 ‘빛의 순기능’에 주목했다. 대한민국 0.1%를 위한 서비스로 기대를 모으는 곳답게 과연 빛을 어떻게 빚어낼지 궁금했다. 국내 1세대 조명디자이너로 더 시에나의 조명디자인을 주관한 고기영 비츠로앤파트너스 대표는 “버킷리스트 여행지로 오로라가 보이는 곳을 꼽는데 내년부터는 제주로 오로라를 보러가자 해도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고 대표와의 일문일답.

'비츠로'는 어떤 회사인가.

공간을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환경요소는 빛이다. 도시 경관이나 조경, 인테리어 등을 연출하려면 조명이 필수이다. 그 조명을 디자인하고 설계하는 전문 회사가 비츠로앤파트너스이다. 조명디자인이라는 개념이 뚜렷하지 않은 1998년 창업해 업계를 개척해 온 1세대 기업이다. 창립 이후 국내외 호텔과 리조트, 박물관, 엔터테인먼트 공간, 복합쇼핑몰, 의료시설, 오피스, 주거 공간 등의 실내외 조명설계, 조경 및 마스터 플래닝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꾸준히 성장해 왔다.

제주 더 시에나 야경조감도
수장인 고기영 대표의 이력도 남다르다고 들었다.

조명디자인 업계를 개척해 온 국내 1세대 조명 디자이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실내 환경 디자인을 전공한 뒤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건축조명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학 후 우리나라에 돌아와 건축설계사무소, 설계회사 등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장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 하남 스타필드, 롯데월드타워 미디어파사드, 서울스퀘어 등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백 개에 달하는 국내외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최근 조명 트렌드는 어떤가.

밝기만을 강조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조명의 방식이 용도와 기능에 따라 달라지면서 분위기에 맞는 빛 환경의 표현 및 사용자의 정서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LED의 사용으로 컨트롤시스템을 적용한 인공의 빛 연출은 건축 및 실내공간의 구조나 형태, 질감 등을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빛은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고 형태를 구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사용하고 있다. 빛을 기능적, 장식적 요소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형태를 만들어 주는 재료로서 인지하는 분위기가 형성하고 있다. 간접조명을 통한 공간의 확장성과 편안함을 우선으로 표현하면서도 시각적인 악센트를 주는 장식조명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그 예이다.

경복궁 야경 / 사진 = © ERCO GmbH, www.erco.com Photographer: Jackie Chan / Sydney
공간에 어울리는 조명디자인은 어떤 것인가.

사용자의 경험을 중시해 공간에서의 기능성은 기본이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자연광의 변화와 시간에 따른 시각적이고, 정서적인 빛의 변화를 인공의 빛과 기술적 조절시스템을 통해 디자인하는 것이다. 같은 공간이 다양한 표정을 갖도록 디자인해 만들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예를 들면 종교공간과 엔터테인먼트 공간은 본질적으로 매우 다른 성격을 갖고 있지만 같은 오피스 공간일지라도 업무의 내용과 효율성에 따라 또는 사용자의 기분 및 시간적 상황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빛을 통한 표정의 다양성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남양성모성지는 천주교 성지이다. 종교공간답게 자연광을 고려한 조명디자인으로 경건하고 심리적 안정감과 내재된 힘든 부분을 정화할 수 있게 부드러움을 연출했다. 반면에 하남 스타필드 쇼핑공간은 같은 자연광을 고려한 조명디자인이라고 해도 화사하고 경쾌한 느낌을 보여주는 디자인을 했다. 평창올림픽 때의 도시는 축제분위기를 연출해야 하지만 경복궁과 같은 궁궐공간에서는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고즈넉한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빛도 업무환경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집과 같은 편안함과 건강한 이미지의 빛을 경험하게 하면서도 가볍게 이동하며 업무를 진행하는 변화한 방식에 걸 맞는 조명디자인의 변화가 필요하다.

더 시에나 리조트에서는 어떻게 조명디자인을 구성하고 있나.

일단 제주도의 지리적, 환경적 특성과 건축적 재료 및 형태의 특성을 고려했다. 제주만의 사계절 빛과 시간의 흐름을 주제로 전체 조명디자인을 구성하고 있다. 현실세계에서 가장 경험하고 싶은 아름다운 오로라의 비일상적 경험을 다양한 모습으로 선보일 것이다. 빛의 흐름을 통한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해주는 빛의 스토리를 만들었다. 시각적 즐거움과 심리적 안정감을 위한 고급스러운 빛의 연출을 위해 건축의 형태와 재료들의 시간대별 분위기를 확인했다. 아울러 재료와 물리적 형태를 위한 간접조명으로 전반적인 조도를 확보했다. 또 빛의 대비를 통한 입체적 공간을 연출하면서 눈부심을 최소화한 글래어 프리(Glare Free) 기술을 담은 조명기구를 사용해 고급스러우면서 편안한 시환경을 전하고자 했다.

리조트는 단순히 머무르다 가는 공간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의 확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더 시에나에서는 어떤 콘셉트의 빛을 선보일 것인가.

감각적인 시에나(Sensory Siena)라는 주제를 가지고 오감의 풍부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빛의 기술을 녹이고자 했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빛은 오로지 느낄 수만 있다. 이는 마치 선율의 흐름을 소리의 전달이라는 과정을 거쳐 아름다운 음악을 만나는 것과 같다. 순수한 제주의 풍광과 새롭게 만나는 공간들이 자연의 빛을 닮은 모습으로 매순간 다른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게 빛으로 만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하늘을 담은 물의 공간은 오로라의 모습으로 빛의 향연을 통한 연속성을 갖게 할 것이고, 내부와 외부는 하나의 흐름을 갖고 공간의 확장성을 제공할 예정이다.

더 시에나 로비
조명디자인 철학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오로라로 연주하는 시적인 공간(Poetic Space)이라고 생각한다. 먼 우주의 아름다운 스토리가 빛으로 연주되는 비일상의 순간을 경험하게 해줄 것이다.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꼽히는 오로라 여행을 일상의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면 더 시에나 리조트는 최고의 아름다운 공간으로 읽혀지지 않을까.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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