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04년 만에 첫 외화 채무상환 불이행 '디폴트'(상보)

러' 재무 '촌극' 일축..채권자 향후 조치 주목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러시아가 1918년 이후 104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통화로 빌린 돈을 갚지 않아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에 빠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러시아의 유로본드 2개에 대한 이자 1억달러를 상환하는 만기는 원래 지난달 27일이었는데, 30일 유예기간도 이달 26일 자정을 기해 만료된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으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어 지금으로서 이번 디폴트는 상징적 이벤트에 가깝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러시아는 이미 두 자릿수의 인플레이션과 수 년 만에 최악의 침체를 겪고 있어 디폴트가 큰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공식적 디폴트 선언은 국제신용평가업체들이 내린다. 하지만 유럽 제재로 인해 신평사들은 러시아 채권에 등급을 매기는 것을 중단한 상태다.

러시아 정부는 디폴트 지정에 대해 '촌극'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가 외국통화 채무를 상환할 의지와 수단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뭐든지 원하는 대로 누구나 선언할 수 있지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경우라면 절대 디폴트가 아니라고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상환기간을 넘기면서 이제 관심은 러시아 채권자들이 어떤 조치에 나설지에 쏠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당장 채권자들이 행동에 나설 이유는 없고 일단 우크라이나 전쟁의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상환 만기일로부터 3년간 청구권은 유효하기 때문에 일단 시간은 채권자의 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노무라리서치의 키우치 타카히데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채권자들이 두고 보자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