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오프 유격수' 레거시 잇는 박찬호 "왼어깨에 답 있더라"[SS 시선집중]

장강훈 2022. 6. 27. 11: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90년대 초중반에는 '1번 타자 유격수'가 꽤 많았다.

야구천재 이종범(해태)과 꾀돌이 류지현(LG), 그라운드의 사령관 류중일(삼성) 등이 대표적인 1번타자 유격수였다.

'국민유격수' 박진만(현대, 삼성)을 시작으로 손시헌 김재호(두산) 등 국가대표 유격수는 하위타순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KIA 박찬호(27)는 '전통적인 리드오프 유격수'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IA 1번타자 박찬호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 1회초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1990년대 초중반에는 ‘1번 타자 유격수’가 꽤 많았다. 야구천재 이종범(해태)과 꾀돌이 류지현(LG), 그라운드의 사령관 류중일(삼성) 등이 대표적인 1번타자 유격수였다.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 빠른 발을 가진 외야수가 등장하면서 체력부담이 많은 유격수는 하위 타순으로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국민유격수’ 박진만(현대, 삼성)을 시작으로 손시헌 김재호(두산) 등 국가대표 유격수는 하위타순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타격보다 수비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한, 체력안배 차원의 배치였다. 강정호(은퇴) 김하성(샌디에이고) 등 중심타순에서 활약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대 야구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다.

KIA 박찬호(27)는 ‘전통적인 리드오프 유격수’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팀이 71경기를 치른 27일 현재 타율 0.276에 도루 14개로 지난해보다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타격 능력을 과시 중이다. 1번타자로 109타석에 들어서 타율 0.333으로 준수한 활약을 하고 있다. 가장 많이 타석에 들어선 9번타자(111타석)에서는 2할에 그쳤다. 1번 체질인 셈이다.
KIA 박찬호가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더블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 앞서 만난 박찬호는 “컨디션이 최악인데, 성적이 잘나와서 신기하다”며 웃었다. 그는 ‘죽음의 수도권 원정 9연전’ 시작부터 감기에 걸렸다. 지난 23일 광주 롯데전에서 장맛비 속 경기를 치르고 바로 이동하느라 몸을 추스르지 못한 탓이다. 박찬호는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마련인데, 지금 상승곡선이어서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다. 또 떨어질 때가 있을 것”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수비능력만 놓고보면 오지환(LG) 박성한(SSG) 심우준(KT) 등과 견줘도 손색없다. 입단 초기 약점으로 꼽혔던 느슨한 송구는 완전히 개선했고, 넓은 수비범위와 빠른 타구 판단은 경험을 쌓으며 정상궤도에 올랐다. 2019년 133경기에서 0.260을 기록한 게 최고 타율이었을만큼 타격 성적이 저조해 저평가됐을 뿐이다. 올해는 이 약점을 보완했을뿐더러 리드오프 중책까지 척척 소화하고 있다.
KIA 박찬호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7회초 결승 1타점 적시 2루타를 뽑아내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박찬호는 “겨우내 강도 높은 훈련으로 몸을 키운 것도 영향이 있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타이밍이 타격 부진의 원인이더라. 타격할 때 왼쪽 어깨가 포수쪽으로 많이 들어가는 유형이어서 준비 자세 때 어깨를 살짝 열어둔 게 변화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꼬인 몸을 투수가 던지는 공에 맞춰 풀어야 하는데, 닫힌 상태에서 과도하게 회전하다보니 타이밍을 잡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을 터. 타격폼을 완전히 뜯어고칠 게 아니라면, 각도 조정으로 약점을 상쇄할 수 있다는 해법에 눈을 뜬 셈이다.

그는 “시즌을 치르다보면 안좋은 날도 분명 있다. 그래도 예전만큼 급전직하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면 기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팀 동료들을 믿고 의지하면서 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어느덧 프로 9년차. 베테랑 대열에 들어가는 박찬호가 완성형 유격수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zzang@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