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등이지만 괜찮아..KT 맏형들은 '기억'에 남고 싶다 [사.사.사 인터뷰 ②] (+SS영상)

김지윤 2022. 6. 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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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사 인터뷰’는 ‘사적인 듯 사적이지 않은 사적인’ 인터뷰로 프로게이머들의 일상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스포츠서울 | 김지윤기자] ‘철벽의 라스칼’, ‘동선의 마술사 커즈’.
안정적이고 단단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라스칼’ 김광희(25)와 예상치 못한 환상적인 정글 동선으로 성장하는 ‘커즈’ 문우찬(23)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롱주 게이밍에서부터 킹존 드래곤 X을 지나 2022년 KT 롤스터(이하 KT)에서 다시 뭉친 이들은 어느덧 선배보다 후배가 더 많은 연차가 됐다. 팀의 맏형으로서 일부러 기강도 잡는다는 김광희와 문우찬. 어떤 선수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그저 “열심히 한 선수” “기억에 남는 선수”를 답하기도 했다.

KT는 서울 종로 롤 파크에서 열리는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2주 차에서 1승 3패를 기록하며 리그 7위에 자리 중이다. 낮은 등수이지만 아직 리그 초반인 점, 강팀을 연속해서 만난 점, 경기에 지더라도 저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한 팀이다. 서머 시작 전 6월, 스포츠서울은 김광희와 문우찬을 만났다. 지난 1편 인터뷰에서 플레이오프의 열망을 보였던 둘은 이어 2편에선 서로에 대한 솔직한 속마음을 들려줬다.

왼쪽부터 KT 라스칼 김광희, 커즈 문우찬. 박경호기자 park5544@sportsseoul.com

-둘의 닮은 꼴, 라스칼은 안재현. 커즈는 강다니엘과 주우재. 이런 별명을 들을 때 기분이 어떤지?

라스칼: 너무 민망해요. 솔직히 옛날부터 이 별명 많이 듣긴 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너무 많이 놀렸어요. 제가 예전에 막 ‘칸’ (김) 동하 형은 저한테 “300대 맞은 안재현이다” 이런 식으로 엄청 놀렸었거든요 (웃음). 그래서 한 번씩 떠오르고 주변에서 너무 놀려서 놀림당하는 기분이라 되게 애매해요. 진심으로 이야기해주면 당연히 좋은데 어떨 때는 놀리는 거 같기도 하고… 왔다 갔다 합니다.
커즈: 솔직히 강다니엘 님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거라 생각해요. 주우재 님은 최근에 촬영 하다 메이크업해 주시는 분들이 얘기해주셨어요. 솔직히 주우재 님 정말 잘생기셨지만, (닮았다는) 얘기 들어서 자존감 조금 회복하고 좋았어요(웃음).

-서로의 외모에 대해 칭찬해 주자면?

라스칼: 우찬이 이목구비가 너무 뚜렷해서 되게 멋있는 거 같아요.
커즈: 광희 형은 비율이 진짜 좋다고 생각합니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작아서 먹고 들어가는 거 같아요.

-티키타카의 정석을 보여주는 둘, 돈독한 사이가 된 배경이 있다면?

커즈: 저희가 2017년도 서머 때부터 알게 되었는데, 그때도 친했지만 2018년 와서 서로 주전이 아니라 같이 있어서 친해졌어요. 그때 서로 힘든 일 있거나 하면 의지하고 얘기도 나누고 같이 놀았던 거 같아요.

‘머머따’ 중인 KT 라스칼 김광희. 박경호기자 park5544@sportsseoul.com

-개인 방송 보면 듀오 중에 커즈가 화나 있던데, 잘 풀어주는 방법이 있나?

라스칼: 미안하다고 사과부터 해요 (웃음). (우찬이가) 화가 가끔씩 나 있어요. 요즘 (솔로 랭크에서) 안 만 난지 꽤 돼서 괜찮은데 한 번씩 만나서 잘 못하면 화나 있어서 미안하다고 하고, 그래도 화가 안 풀릴 때가 있더라고요. 그러면 시간이 약 이지 않나…

-서로 서운한 게 생기면 어떻게 푸는지

커즈: 광희 형뿐 아니라 저는 서운한 게 있으면 많이 생각해 봐요.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생각한 게 자고 일어나면 ‘내가 잘못했던 거 같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무슨 일 있으면) 먼저 사과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라스칼: 저도 딱히 가슴에 담아두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게이머 하면서 성격이 바뀌었어요. 원래는 좀 마음에 담아두고 그런 편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바로 해소를 하는 게 저한테도 그렇고 팀 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냥 바로바로 얘기를 하는 편이라 딱히 서운함이 쌓여 있었던 적은 없는 거 같아요.

-롱주-킹존 막내에서 고참이 됐다.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커즈: 롱주-킹존 때는 저희가 막내 라인이었거든요. 그때는 더 장난스럽게 해도 괜찮고 그런 게 있었어요. KT 와서는 광희 형 다음으로 제가 형이어서 더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아니면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는…물론 상대가 원한다면! (웃음)
라스칼: 우찬이가 말한 것처럼 그때는 막내 라인이어서 팀이 쳐져 있을 때도 형들한테 먼저 다가갔어요. 장난치면서 팀 분위기를 환기 시키는 그런 위치였는데, 지금은 근엄한? 어느 정도 근엄하려 하는? 사실 그때랑 (지금) 저희는 안 변한 거 같은데, 시간도 많이 지났고 위치에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마음은 그대로여서 더 장난치고 싶지만 어느 정도 근엄도 해야 하고 기강도 잡아야 하는 포지션이어서 (웃음).

-前 프로게이머 ‘쿼드’ 송수형이 킹존 시절 가장 잘 챙겨준 형 1등이 우찬이 형, 2등이 카드 준 광희 형이라던데

커즈: (송) 수형이랑은 워낙 잘 맞았어요. 얘기도 많이 하고 장난치는 거 좋아해서 같이 듀오도 많이 하고 그랬어요. 사실 (이 내용) 누가 얘기해 줘 가지고 들었었는데 (웃음) 고맙고, 잘 됐으면 좋겠어요.

-광희 형은 밥 얼마나 사줬나?

라스칼: 맨날 사줬다기보단 따로 먹을 때 데려가려고 했었어요. 사실 저도 기억이 잘 안나서…그냥 카드를 줬어요. 걔네(킹존 연습생)가 애들이 다 착해서 흥청망청 쓰진 않고, 하루에 자기들 마시고 싶은 거 한두 개 샀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저한텐 부담 되진 않았어요.

커즈 문우찬. 박경호기자 park5544@sportsseoul.com

-커즈가 볼 땐 엘림(꼰림) vs 라스칼 vs 라이프 누가 제일 꼰대인 것 같나?

커즈: 엘림이는 사실 꼰대인 척하는 ‘재미형’ 꼰대고요. 광희 형(라스칼)도 비슷한데, 반은 진짜 꼰대고 반은 재미형 꼰대예요. 정민이(라이프)가 진짜 리얼한 꼰대라고 생각합니다(웃음).
라스칼: (김) 정민이 이 말하면 또 억울해 할 텐데…요즘 콘셉트이긴 한데, 항상 (꼰대 아니라고) 해명하더라고요 (웃음).

-선수 시절 돌이켜보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

라스칼: 이길 때는 다 행복했었어요. 가장 가슴속에서 뛰고 기억에 많이 남는 게 2019년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IG(Invictus Gaming) 이겼을 때요. 당시 팀 상황도 별로 안 좋고 분위기도 안 좋았었는데, 그때 생각하면 항상 벅찬 느낌이 있는 거 같아요.
커즈: 워낙 이길 때는 다 행복했어서…. 저도 2019년 ‘리프트 라이벌즈’때요. 사실, 저희가 되게 기대받지 못한 팀이었거든요. 근데 이겨서 정말 환호를 받았었는데 그때 정말 좋았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

라스칼: 제가 못해서 졌을 때. 경기가 끝나고도 스스로 한 번씩 느껴질 때가 있어요. ‘아 내가 좀 못했다’ 그럴 때가 가장 힘들었었고, 그다음은 스스로한테 확신이 없을 때도 힘든 거 같아요.
커즈: 가장 힘든 거 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항상 경쟁할 때마다 드는 무게감. 그럴 때마다 힘들긴 한데, 또 그게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두 선수는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

라스칼: 열심히 했던 선수. 열심히 해서 꾸준히 열심히 했던 사람으로 기억에 남으면 만족할 거 같아요.
커즈: 몇 년이 지나도 ‘아 그 선수~?’ 그런 기억에 남는 선수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첫 데뷔했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커즈: 데뷔했을 때 너는 좀 열정적이지 못했던 거 같고 그랬었는데, 많이 아쉬웠단다. 근데 지금은 이제 변했으니까 거름 삼아 파이팅 할게!
라스칼: 데뷔하고 게이머 하면서 힘든 일도 많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생길 수도 있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거 같아.

KT는 ‘LCK 서머 스플릿’ 3주 차에서 담원 기아를 시작으로 한화생명 e스포츠, 농심 레드포스, 광동 프릭스를 만난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인 만큼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취재 | 김지윤 기자 merry0619@sportsseoul.com
영상 | 박경호 기자 park554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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