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그래프] (6) 성균관대 안정욱 "궂은일, 리바운드는 당연한 것"

정다혜 입력 2022. 6. 27. 11: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를 기억하고 뽑아 주세요" 2022 KBL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완생을 꿈꾸는 대학 졸업반 미생들의 농구 인생을 조명해본다.

[점프볼=정다혜 인터넷기자] 여섯 번째 미생은 성균관대 안정욱(F, 194cm)이다. 농구에서 맞닥뜨리는 모든 ‘도전’을 즐길 줄 아는 안정욱의 ‘미생그래프’를 살펴보자.

#도전, 밑거름이 되다
안정욱은 농구 선수로 활동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농구를 접했다. 어머니가 강사 활동을 하던 체육센터에서 농구를 시작한 안정욱은 득점을 하는 데 있어서 희열을 느꼈다. 또래보다 큰 신장도 재미를 붙이는 데 도움이 됐다.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선수들과 게임을 하던 안정욱을 유심히 지켜본 코치가 그에게 단대부중 코치를 소개해줬다. 큰 신장과 파워가 메리트가 된 것. 그는 고민에 빠졌다. 선수 출신인 어머니도 마냥 긍정적일 순 없었다. “(저에게) ‘분명히 힘들다. 네가 여태까지 했던 거에 비해서 3~4배는 힘들다’ 하시면서 생각을 한 번 더 해보라고 하셨어요”. 그러나 그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농구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본격적인 농구 인생은 중학교 1학년 때 시작됐다. 중학교 생활은 나름 순탄했다. 초등학교 졸업 당시 81kg였던 그는 성장과 동시에 농구를 하면서 운동할 수 있는 몸이 만들어졌다. 다부진 체격으로 골밑에서 존재감을 보인 안정욱은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고 농구 실력은 중학교 2학년 때 급상승했다.

중학교 3학년 땐 한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오히려 성장 기회가 됐다. “중학교 1, 2학년 땐 저랑 키가 비슷하거나 큰 형들이 있었는데 3학년이 되니 190cm가 저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경기도 항상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그러면서 책임감이 더 생긴 거 같아요”.

#‘나’를 갈고 닦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그를 흔들리게 한 사건이 있었다. 항상 센터를 봐왔던 그에게 외곽으로 빠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 농구 실력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혼란스러웠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정해져 있는데 해야 하는 게 바뀌니까 ‘지금까지 뭘 했던 거지?’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혼란도 잠시, 그는 도약을 위해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특히 휴일엔 더욱 악착같이 단련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학교 훈련만 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친구한테 소개받은 선생님과 주말에 뛰는 거랑 웨이트 등 여러 가지 훈련을 많이 했어요. 그때부터 3점슛과 덩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무수한 성장을 맛보고 맞이한 고등학교 3학년. 그는 당시 7월에 열린 제73회 전국종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기억을 되살렸다. 안정욱은 4강에서 삼일상고 상대로 21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결승에서 맞붙게 된 전주고. 그는 전주고를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유는 그해 3월에 펼쳐진 제55회 춘계전국남녀중고농구 춘계연맹전에 있었다. 당시 결승전도 홍대부고와 전주고가 치렀다. 전반까진 접전 양상을 보였지만, 후반 홍대부고는 실책으로 전주고의 기를 살려줬고 그 흐름을 끊지 못해 우승을 내줬다.

안정욱은 “(종별 결승 시작 전에) 몸을 푸는데 전주고 부모님들이 꽃다발을 들고 들어오시더라고요. ‘안 되겠다. 집중해야 한다’ 해서 다 같이 불태우고 했던 거 같습니다(웃음)”라며 전주고와 치르는 두 번째 결승전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을 말했다.

#강풍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의지
대학 생활은 적응의 연속이었다. 1, 2학년 땐 성균관대의 수비를 이해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아부었다. 특유의 압박과 복잡한 로테이션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안정욱은 그 속에서도 재미를 느꼈고 연습경기 및 시합을 통해 수비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또다시 적응해야 할 순간이 찾아왔다. 바로 부상이었다. 부상을 당해도 회복 기간이 길어야 일주일이었을 정도로 큰 부상이 없었던 그는 3학년 동계 훈련에서 당한 발목 부상에 슬럼프를 겪었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피멍이 들 정도였고 완전히 낫는 데에는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병원이 필수적인 상황은 아니었지만, 또 그렇게 다칠까 봐 트라우마가 남아서 몸을 더 아끼게 되더라고요. 솔직히 감독, 코치님 믿음이 중요한데 제가 경기에 투입되면 의기소침 해하니까 열심히 한다고는 하시지만 믿음이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4학년을 앞두고 ‘보여줘야 한다’라는 생각이 컸고 다시 해보자는 도전정신이 불타올랐다. 불어난 체중을 감량하고 부상 부위를 치료하면서 몸을 만든 안정욱은 이번 대학리그 첫 경기(명지대전)서부터 더블더블(20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을 기록했다. “첫 경기가 기억에 남아요. 대학교 와서 한 첫 더블더블이었고 그걸로 인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어요”.

첫 경기에 힘을 받은 안정욱은 조선대전(5월 17일)에선 36점으로 시즌 하이를 달성했고 상명대전(5월 31일)에선 두 번째 더블더블(23점 12리바운드)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가 달려있던 경희대전(6월 8일)에선 14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성균관대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데 공헌했다.

#성장에 브레이크는 없다
농구에 대한 굳은 의지로 성장해온 안정욱은 농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프로는) 훈련 분위기가 어떨지, 강도는 어떨지 궁금하고 힘든 것도 느껴보고 싶습니다”.

또한, 그는 “항상 그래왔지만 안 되는 건 해보면 늘더라고요. 제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라며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고 이어 “일단 궂은일을 해야 해요. 중, 고등학교 때부터 궂은일을 해왔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프로에서도 궂은일과 리바운드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던 안정욱은 프로에서도 무한한 도전과 성장을 예고했다. 그가 흘린 굵은 땀방울이 꽃봉오리가 되어 드래프트에서 만개할 수 있을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사진_점프볼DB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