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유지태, 베드신서 옷 안 벗은 이유 "등근육 울퉁불퉁"[EN:인터뷰②]

이민지 2022. 6. 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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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뉴스엔 이민지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6월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다.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을 원작으로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특수성 등 오직 한국에서만 가능한 설정을 내세운 각색이 돋보인다.

유지태는 남북 공동경제구역 조폐국을 상대로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계획하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강도들을 한자리에 모은 교수 역을 맡았다. 치밀한 전략으로 모든 수를 계산했지만 수시로 나오는 변수들에 대응하며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남북대응팀 협상전문가 선우진(김윤진 분)과의 대결과 멜로케미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 자신과 어울리는 교수의 모습을 류용재 작가에게 제안했다던데 ▲ 아무래도 내가 원작 교수 역할보다 키도 크고 하다 보니 수트라든지, 사람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멋스러운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었다. 안경도 세련된 것으로 가면 어떻겠나 제안했다. 너무 꾸며지면 사기꾼 같은 느낌도 줄 수 있어서 그 부분도 생각했다. 머리 스타일도 내려서 순진하고 순수한 느낌으로 신뢰감을 주려고 했다. 대사나 신의 디테일이 워낙 촘촘해서 지문을 조금 더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있다.

- 대사의 수위가 높기도 했지만, 평소에 쓰지 않은 단어를 쓰는 탓에 오글거리는 면도 있었다. 그럼에도 매끄럽게 소화했는데 대사를 내뱉으며 중요시 생각한 부분이 있을까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설명 대사, 문어체 대사가 너무 많이 있다보니 딕션이 쉽지 않았다. (웃음) 딕션 연습도 계속 병행했던 기억이 있다. '종이의 집'이 끝나고 설명 대사가 향상된 것 같다. 다음 시즌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조금 더 향상된 능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 김윤진과의 멜로 파트가 특히 반응이 좋다. '역시 유지태는 멜로다'라는 반응이 많은데 ▲ 감사하다. 내가 목표했던 바는 대사나 상황에 그려지지 않는 부분들을 배우들의 앙상블, 감정으로 채우길 원했다. 사실 더 적극적으로 리액션도 하고 화면을 채우는 감정들, 대사에는 없지만 눈으로 느껴지게끔 만들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

- 베드신이 인상적이었는데 오랜만의 베드신 연기는 어땠나. 덴버 커플과의 경쟁의식은 없었는지 ▲ 베드신을 드라마에서도 소화하곤 했었는데 '굿와이프'도 유튜브 조회수를 보니 2천만 이렇더라. 깜짝 놀랐다. 예전부터 몸을 만들어와서 등근육이 울퉁불퉁하다. (웃음) 감독님께 이건 옷을 입고 하는게 좋을 것 같다 했다. 내가 벗어서 육감적으로 보이면 교수와 안 어울릴 것 같고 감독님도 섹시미는 덴버가 가지고 가야한다고 하셨다. (웃음)

- 조폐국 점거라는 판을 짜고 선우진 경감을 이 작전에 투입 시킨 것도 교수였는데 전개를 따라가다보면 마음이 흔들리는 게 보이더라 ▲ 사랑의 디테일을 보여주는 신은 없지만 순간순간 느껴지는 눈빛과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 그녀의 아픔을 공감하는 교수의 생각을 보여주려고 나름 노력했다. 편집이 좀 되긴 했지만 내가 많이 다가갔다. 감정을 끌어내고 서로 앙상블을 만들고 내가 하는 연기 패턴과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갔던 기억이 있다. 선우진을 연기하는 김윤진 선배가 워낙 신을 디테일하게 생각하고 느낌을 더 깊이 있게 생각해서 순간순간 느껴지는 감정이 깊었다. 나에게도 많은 자극이 됐고 연기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해야지 한 기억이 있다

- 작품 안에서는 팀원들과 전화로 함께 소통하지만 촬영 내내는 거의 혼자이거나 김윤진과 둘만 호흡을 맞췄다. 외롭진 않았나 ▲ 욕심 같아서는 현장 가서 같이 맞추고 감정도 채우고 싶었는데 작업자들만의 방식이 있기 때문에 내가 주장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가지 못하고 멀리 있어서 마음만 함께 했다. (웃음) 그래도 워낙 감독님이 자신의 방법이 있어서 크게 빈자리가 느껴지진 않았던 것 같다.

- 매력적인 캐릭터가 워낙 많다 보니 탐나는 캐릭터도 있을 것 같은데 ▲ 내가 기존에 악역을 많이 했기 때문에 만약 다른 역할을 했다면 베를린이지 않을까. 만약 남녀가 없다면 도쿄가 가진 매력도 있는 것 같다.

- 상당히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 촬영장 분위기는 되게 매끄러웠다. 감독님이 빠른 템포로 잘 촬영하셔서 다들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나는 워낙 많은 감독님들을 경험해봤다. 한 컷을 60번 가는 감독님도 만나봤고 아침에 대본을 쓰시는 감독님도 만나봤고 드라마 PD님들도 경험해봤다. 그때그때 각각 가지고 있는 연출 능력이나 배우가 생각하는 미장센, 디테일이 있을텐데 영상을 찍을 때 선장의 말을 따라줘야 배가 잘 흘러간다. 그래서 선장의 말을 보조하고 배려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 강도단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 강도단 인물이 많고 중간중간 끼어있는 대사들이 있다. 각각의 매력이 보일 수 있으면 좋겠고 순간순간 대사를 치더라도 그들의 연기를 보일 수 있길 바라서 내가 리허설 제안을 했다. 이원종 형님과 이야기 했을 때 그런 공감이 돼 리허설을 위해 몇번 만난 적이 있다.

- 기억에 남는 배우가 있다면? ▲ 전종서씨가 인상 깊었다. 배우가 가지고 있는 신비한 마스크. 연기하는 방식이 사람들이나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밖으로 표출되는 연기자라 잠재력이 많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스포일러가 안 되는 선에서 파트2에서 기대해도 좋을 포인트를 소개해준다면? ▲ 교수가 이 판을 짰는데 무엇 때문에 판을 짰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파트1에 안나온다. 원작을 보신 분들은 짐작하실 수 있지만 한국판 '종이의 집'을 처음 보신 분들은 왜 이 사람들이 그럴까, 전사는 무엇일까 생각이 들 수 있다. 파트2에서는 그런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 남북공동경제구역이라는 콘셉트를 비롯해 가장 그럴싸하다고 생각한 설정이 있다면? ▲ 경제공동구역이라는 설정과 그 안의 조폐국이라는 설정이 신선하고 설득력 있다 생각했다. 가상화폐라든지 현대식 화폐의 흐름이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지나면 할 수 없는 이야기일 수 있겠다고도 생각했다.

- 남북갈등이 주요 소재였는데 이 부분을 해외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 수 있을까 ▲ 해외 시청자 반응은 좋은 것 같다. 남북 갈등을 잘 녹였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만약 시즌2가 이어진다면 그런 설정을 잘 이용해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흐름의 구성들을 해봐도 재밌을 수 있겠다. 그러면 독창성이 더 살지 않을까 생각했다

- 시청자 반응을 찾아보는 편인지,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 원작 팬덤이 워낙 강해서 잘못 하면 많은 질타를 받을 수 있겠다 생각이 들어 부러 안 찾아봤다. 내가 다른 드라마를 촬영 중에 있어서 정신이 없는 상태다. 리뷰는 많이 못 봤고 기자님들이 써주신 리뷰를 봤다.

- 원작 '종이의 집'은 시즌5까지 나왔다. '종이의 집:경제공동구역' 역시 파트2 이후 시즌을 기대해도 좋을까 ▲ 잘 모르겠다. 파트2까지 하는게 내 목표였다. 시즌2를 한다면 당연히 감사한 마음으로, 향상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 영화에 집중하다 최근 몇년간 드라마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이유가 있다면? ▲ 내가 경험했던 영화는 컷과 컷을 믹스해 미장센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현장이 길어지고 상업영화를 할 때 누수되는 것들을 많이 경험했다. 내가 독립영화, 단편영화를 만들었었는데 그런 지점에서 드라마에서 배울게 많다 생각했다. 배우로서도 영화는 한 컷에 모든 것을 쏟아내고 디테일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가기도 하는 형태의 감정 몰입, 집중에 할해했다.그러다 보니 외부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러다보니 한국식 생방 드라마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것이 배우 유지태의 수용력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배우라면 영화도 드라마도 잘 소화하고 싶었다. 그래서 드라마로 확장했다. 아주 완벽하게 예측한건 아니었지만 콘텐츠의 변화가 있을거라 생각했고 극장도 플랫폼화 됐다 생각했다. 드라마의 퀄리티가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영화와 드라마의 벽이 허물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 '오징어게임' 이후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갔고 글로벌 순위에도 관심이 높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나. 어느 정도의 흥행을 기대하나 ▲ 부담을 내가 가져봐야 불안 밖에 없다. 제작하시는 분들과 넷플릭스 관계자분들이 생각을 많이 해주셨을 것 같다. 흥행은..우리 애들 교육비 정도만 벌면 된다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 행복할 것 같다.

- 해외 시청자들에게 어떤 수식어를 얻고 싶은지 ▲ 해외분들이 '올드보이' 유지태만 알고 계신다. '종이의 집'에 유지태라는 배우가 깔끔하고 이지적이고 매력있고 멜로도 소화 가능한 배우라고 인식 됐으면 좋겠다.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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