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앱 1천647곳 첫 완주 앞둔 부부 "문화재 보며 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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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 있는 인제 봉정암 오층석탑을 보려고 왕복 20㎞를 걸었어요. 그야말로 고행의 길이었죠. 그런데 석탑을 보는 순간 희열을 느꼈어요. 문화재를 마주하고 감상한 덕분에 하산하는 발걸음이 가벼웠죠."
지난 1년간 전국 곳곳에 있는 문화유산을 답사한 박구한(63) 씨는 27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상의 얼과 종교가 깃든 문화재를 접하는 순간의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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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답사가 역사교육"..문화재청, 울릉도서 기념패 전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설악산에 있는 인제 봉정암 오층석탑을 보려고 왕복 20㎞를 걸었어요. 그야말로 고행의 길이었죠. 그런데 석탑을 보는 순간 희열을 느꼈어요. 문화재를 마주하고 감상한 덕분에 하산하는 발걸음이 가벼웠죠."
지난 1년간 전국 곳곳에 있는 문화유산을 답사한 박구한(63) 씨는 27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상의 얼과 종교가 깃든 문화재를 접하는 순간의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기도 고양에 거주하는 박씨는 부인 이해숙(61) 씨와 함께 작년 8월 17일부터 캠핑카로 문화재 여행을 다녔다. 길잡이 역할은 문화재청이 만든 애플리케이션 '나만의 문화유산 해설사'가 했다.
나만의 문화유산 해설사에는 국보, 보물, 사적, 명승 등 각종 문화유산 1천647곳이 등록돼 있다. 앱을 설치하고 해당 문화재 200m 안쪽으로 가면 인증을 할 수 있다. 부부는 국가등록문화재인 '군산 어청도 등대'와 울릉도에 있는 국가민속문화재 2건만 방문하면 앱에 있는 모든 문화유산을 답사하게 된다.
군산 시내에 머물고 있는 부부는 어청도 여행을 마치고 29일 포항에서 울릉도로 떠날 계획이다. 예정대로 울릉도에 닿으면 문화유산 앱에 '방문 인증' 기능이 생긴 2020년 11월 이후 모든 곳에 '발도장'을 찍은 첫 주인공이 된다.
박씨는 예전부터 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아서 2019년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을 때 여름휴가를 이용해 세계유산 서원 9곳을 모두 돌았다고 했다.
그는 "문화재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며 "은퇴한 뒤 그동안 안 가본 문화재를 검색하기 위해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1년간 문화재 1천647곳을 돌아보려면 산술적으로 매일 5곳 정도는 방문해야 한다. 박씨는 서울, 경주, 공주, 부여 등에 문화재가 몰려 있는 데다 국보나 보물을 여럿 보유한 사찰도 있어서 생각보다는 많이 이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화유산 앱에 목록뿐만 아니라 위치 정보도 있어서 여행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며 "대략 1주일간의 동선을 짜고, 그에 따라 이곳저곳 다녔다"고 돌아봤다.
박씨는 가장 인상적인 문화유산으로 보물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을 꼽았다. 봉암사는 부처님오신날 하루만 일반에 개방돼 '금단의 땅'으로 불린다. 그도 이 사실을 몰라 한 차례 헛걸음했다고 했다.
박씨는 "지난 5월 부처님오신날 봉암사에 들어가 마애불을 봤는데, 불교 신자가 아님에도 정교한 솜씨에 감동했다"며 "마애불이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회고했다.
그는 역사성과 시대성이 투영된 문화유산을 보면 역사 교육을 따로 받지 않아도 우리 문화의 특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자연유산인 명승이 단순히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 아니라 역사적인 장소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집에 들어간 지 한 달은 됐네요. 명절이나 경조사가 있을 때를 빼면 답사를 했어요. 정신없이 돌아다녔으니까 8월까지는 좀 쉬면서 지난 여정을 정리해야죠. 책을 쓰라는 권유도 받아서 집필 구상도 해 보려고 합니다."
문화재청은 부부의 마지막 여행지인 울릉도에서 30일 문화재청장 명의 기념패를 전달할 계획이다.
다음 달 1일부터 31일까지는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에서 각각 지정된 문화유산 3곳을 방문한 사람 중 지역별로 25명을 뽑아 선물을 주는 행사도 진행한다.
자세한 정보는 나만의 문화유산 해설사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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