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토종 선발 나무에서 떨어지니..KT, 4주 만에 '위닝위크' 실패한 이유

김은진 기자 2022. 6. 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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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제성과 고영표. KT 위즈 제공


KT는 6월 들어 ‘위닝시리즈’를 이어왔다. 7~9일 고척 키움 3연전에서 1승1무1패를 했고 그 외에는 모두 2승1패 이상을 거둬 5강 경쟁권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후 처음으로, 지난 주말 KT는 LG와 홈 3연전에서 1승2패로 위닝시리즈를 내줬다. 주중 NC와는 1승1패를 하고 한 경기가 우천 취소됐다. 지난주 KT는 2승3패를 했다. 2승4패를 했던 5월24일 NC전~5월29일 한화전 이후 한 달 만에 주간승률 5할에 미치지 못했다.

이전과 차이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로 선발 배제성과 고영표가 올시즌 처음으로 경기 초반에 무너졌다.

소형준과 함께 강력한 선발 트리오를 끌고 있는 배제성과 고영표는 KT를 지난해 우승으로 이끌었고 올시즌에도 줄부상의 KT를 다시 5강으로 올린 원동력이다. 등판할 때마다 많은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고, 리그 전체 최다 이닝 15위 안에 KT 국내 선발 3명이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배제성이 지난 22일 NC전에서 1회에 홈런 포함 7안타를 맞으면서 7실점, 올해 한 경기 최다 실점을 했다. 그래도 102개를 던지면서 5회까지 버텨줬지만 경기 시작하자마자 큰 점수를 내주자 KT 타자들은 한 점도 뽑지 못하고 완패했다.

24일 LG전에서는 고영표가 4.2이닝 만에 11안타 5실점으로 물러났다. 올시즌 11경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물론이고 최근 5경기에서 완봉승 포함해 모두 퀄리티스타트+(7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역투를 펼친 고영표가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이날은 타자들의 홈런쇼로 역전승 했지만, 이 2경기에서 평소보다 불펜 투수들이 1~2이닝씩 더 던져야 했다.

이후 25~26일 LG전에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웨스 벤자민이 차례로 등판했다. 오랜만에 로테이션에 외국인 투수 둘이 다 들어간 것이 KT가 지난 한 달과 달랐던 두번째 차이점이다.

KT는 올시즌 윌리엄 쿠에바스의 개막 직후 팔꿈치 부상으로 외국인 투수는 사실상 데스파이네 한 명만으로 시즌을 치러왔다. 엄상백이 선발로 투입돼 훌륭하게 5선발 역할을 소화해줬다. 이달초 새 투수 벤자민이 입단하고 지난 9일 키움전에 첫 등판하면서 외국인 선발 둘이 투입됐다. 그러나 벤자민이 팔꿈치가 불편해 3이닝 만에 내려오고 재활하면서 다시 엄상백이 선발로 들어가고 로테이션에 외국인 투수는 데스파이네 혼자 남았었다.

오랜만에 외국인 투수 둘이 나란히 출격한 주말 2경기를 KT는 모두 졌다. 데스파이네는 비교적 잘 던지다 만루홈런 한 방에 6이닝 4실점, 팔꿈치 통증에서 복귀해 처음 나간 벤자민은 투구 수 60개를 정하고 나가 4이닝 7안타 3실점으로 물러났다. 타자들은 2점, 1점밖에 뽑지 못하면서 KT는 약 한 달 만에 2연패를 당했다.

KT는 올시즌 국내 선발의 힘으로 달리고 있다. 지난해 우승의 핵심 주역 쿠에바스가 부상을 당해 어쩔 수 없이 일찍 교체했지만 새 투수 벤자민이 아직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투구 수 제한 없이 던질 다음 등판에서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2년간 에너지가 넘치던 데스파이네는 등판간격과 관계없이 힘을 쓰지 못해 KT에 고민을 안기고 있다. 선발로 잘 던지던 엄상백이 벤자민 합류로 불펜 이동한 것이 ‘손해’처럼 보일 정도로 외국인 투수들의 힘이 부족하다.

어쩌다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배제성과 고영표가 처음으로 차례로 무너지자 KT는 외국인 투수 둘이 모두 들어가고도 4주 만에 주간 승률 5할에 실패했다. 국내 선발의 힘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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