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태권도 대부' 이준구, 이소룡·알리에게 발차기· 펀치 전수

김지은 기자 2022. 6. 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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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에게 '태권도 대부', '그랜드 마스터'로 불린 이준구(미국명 준 리) 사범은 1932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몸집이 작아 어릴 적 많이 맞고 다녀 서울 청도관에서 배우기 시작한 태권도를 미국에 가서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본격적으로 태권도를 가르치기 위해 1962년 6월 28일 워싱턴DC에 미국 내 첫 태권도장인 '준 리 태권도'를 열고 189개국 주미 대사들에게 '태권도를 배우면 자녀를 우등생으로 만들어주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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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태권도의 대부 이준구(오른쪽) 사범이 1968년 로스앤젤레스(LA) 해변에서 액션 스타 이소룡에게 태권도 발차기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자료사진

■ 역사 속의 This week

미국인들에게 ‘태권도 대부’, ‘그랜드 마스터’로 불린 이준구(미국명 준 리) 사범은 1932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때, 극장에 몰래 가서 본 영화 속 매릴린 먼로에게 반해 금발 미녀와 결혼하겠다고 결심하면서 미국행을 꿈꿨다. 몸집이 작아 어릴 적 많이 맞고 다녀 서울 청도관에서 배우기 시작한 태권도를 미국에 가서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1957년 단돈 46달러를 들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텍사스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며 만든 교내 태권도 클럽에 170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학비를 벌 수 있었다. 그러다 국방부 직원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러 갔다가 워싱턴에 눌러앉게 된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본격적으로 태권도를 가르치기 위해 1962년 6월 28일 워싱턴DC에 미국 내 첫 태권도장인 ‘준 리 태권도’를 열고 189개국 주미 대사들에게 ‘태권도를 배우면 자녀를 우등생으로 만들어주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후 182개국으로 지부를 넓히며 태권도의 세계화에 앞장섰고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1965년에 하원의원 제임스 클리블랜드가 강도를 당하자 그에게 전화해 “태권도를 배우면 봉변을 당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이를 계기로 의회의사당에 도장을 설치해 의원들에게 무료강습을 하게 됐고 정계 인맥을 쌓아 한·미 관계의 가교역할을 했다. 45년 동안 350명의 상·하원 의원이 그의 문하생이었는데 조 바이든 대통령도 그중 한 명이었다.

이 사범은 홍콩 배우 이소룡과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이소룡과는 1964년 국제 가라테 대회에서 처음 만나 무술인으로 우정을 쌓으며 이 사범은 발차기를 전수했고 이소룡은 손기술을 알려줬다고 한다. 알리에게는 바늘로 찌르듯 주먹을 날리는 ‘아큐 펀치’를 가르쳤다.

태권도를 전파한 지 40년을 넘긴 2003년 6월 28일, 워싱턴시는 그의 공로를 인정해 ‘준 리 데이’(이준구의 날)를 선포했다. 또 2000년에는 미 정부가 발표한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이민자 203인’에 선정됐으며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에 이름이 실리기도 했다.

2010년 그에게 태권도를 배운 미 의회 전·현직 의원들이 열어준 80세 생일 파티에서 송판을 격파하고 팔굽혀 펴기를 1분에 100회 하며 강한 체력을 선보였던 그는 대상포진이 발병한 후 건강이 악화해 2018년 4월 30일 86세로 세상을 떠났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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