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04년 만에 외화표시 국채 채무불이행"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때문에 100여 년 만에 외화표시 국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현지시각 27일 보도했습니다.

이번 디폴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의 외채 이자 지급 통로를 막은 데 따른 것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까지 외화 표시 국채의 이자 약 1억 달러(약 1천300억 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했습니다. 해당 이자의 원래 지급일은 지난달 27일이었으나
30일간 유예기간이 적용된 상태였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국제예탁결제회사인 유로클리어에 이자 대금을 달러와 유로화로 보내 상환 의무를 완료했고 유로클리어가 개별 투자자의 계좌에 입금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투자자들은 제재 때문에 돈을 받지 못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러시아가 외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한 것은 사회주의 혁명 시기인 1918년 이후 100여 년 만입니다. 당시엔 혁명 주도 세력인 볼셰비키는 차르(황제) 체제의 부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1998년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을 선언했었는데, 외채가 아닌 루블화 표시 국채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정지주 기자 (jjcheo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