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여우주연상 이란 배우.."이란 다음 혁명은 여성으로부터"

이서영 기자 2022. 6. 2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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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란에 또 다른 혁명이 일어난다면, 여성들이 일으킨 혁명일 것이다. 그리고 변화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올해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란 배우 자르 아미르 에브라히미가 한 말이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이란에서 매춘부를 연쇄 살해한 범인을 수사하는 언론인 역으로 열연한 영화 '홀리 스파이더'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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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내에서 이미 변화의 움직임 감지되고 있어
올해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란 배우 자르 아미르 에브라히미. © AFP=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만약 이란에 또 다른 혁명이 일어난다면, 여성들이 일으킨 혁명일 것이다. 그리고 변화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올해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란 배우 자르 아미르 에브라히미가 한 말이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이란에서 매춘부를 연쇄 살해한 범인을 수사하는 언론인 역으로 열연한 영화 '홀리 스파이더'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영화에서도 앞길에 놓여 있는 많은 장애물과 여성혐오라는 사회적 울타리와 싸워야 했다. 비록 영화는 이란 여성에 대한 절망적이고 암울한 상황을 연출했지만, 배우 본인은 이미 이란 여성 사이에서 변화가 일고 있다고 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은 이슬람 국가로 회귀하며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과 소수민족, 타종교 여성에도 히잡 착용을 강요해왔다. 여성은 스포츠경기 관람도 제약 받을만큼 사회활동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그는 "이란의 다음 혁명은 이 나라에서 부정당한 여성의 자유를 되찾기 위한 여성들의 움직임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여성들이 마침내 저항하고 있다는 징후를 감지하게 됐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여성들은 그들이 가진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소매를 걷어 올려 옷을 다르게 입고 있고 나가서 노래를 부르거나 비밀스러운 댄스 그룹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에게 너무 많은 압박이 가해졌다"며 "우리는 폭발한 준비가 됐고, 그래서 희망이 있다.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란 배우 자르 아미르 에브라히미. © AFP=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아미르 에브라히미가 이같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여성을 속박하는 사회와 정부에 의한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 방영된 드라마 중 하나인 '나르기스'에 조연으로 출연해 20대 초반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2006년 남자친구와의 음란 테이프가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삶과 경력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해당 사건은 이란의 검사장이 직접 수사를 지휘했고 비디오를 유출한 가해자는 재판에 회부돼 처벌을 받았지만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했다.

그는 "오히려 내가 이란 영화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동료들은 나를 외면했고, 여론은 테이프를 유출한 남성의 편에 서있었다"고 회고했다.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이는 마치 영화 속 살인자가 영웅이 되는 것과 같았다"며 "이는 아픈 사회, 여성을 인식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사회의 면면을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적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정부가 항상 원하는 것"이라며 "비록 이 시스템이 나를 파멸시켰지만, 나는 우리 모두가 전통과 종교 사회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전했다.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음란물 스캔들 당시 이란을 떠나 파리에 거처를 마련했다. 그는 "물론 그들은 나를 난민으로 본다"며 "이민자일 수 있지만 연기 관련한 제안을 받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은 그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시점을 기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아미르 에브라히미 역시 "여우주연상은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며 "지금 너무 많은 메시지를 받아서 다 대답하기 힘들다. 하지만 너무 행복하다"고 웃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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