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24시]'글로벌 중추국가'를 위한 조건

여론독자부 2022. 6.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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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
우크라사태 등 혼돈의 국제정세 속
'가치외교' 필요성 국민에 알리고
국가적 정체성 기반정책 실천해야
'자유·인권·번영' 기여할 길 열려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
[서울경제]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외교안보 방면에서 한국이 추구할 국가 비전으로서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상을 제시했다. 신정부의 이러한 ‘글로벌 중추국가’상은 ‘자유와 인권, 그리고 번영’을 국내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세계적 차원으로 확산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그동안 한국이 이룬 국가 발전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대교체의 효과, 즉 경제 발전과 민주화 속에서 성장한 세대로의 교체가 가져온 효과라고 하겠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좋은 목표와 방향이 어떻게 하면 실제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만들 것인가 하는 구체화 작업이다. 이에 실행 계획들을 준비하는 데 있어 유념해야 할 두 가지 부분들에 대해 간략히 생각해본다.

첫째는 무엇보다도 ‘소통’의 중요성이다. 보수 정당을 대표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부가 추진할 외교안보 정책은 전임 정부가 추구했던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정책적 변화에 저항이 뒤따르고 이에 대비한 다양한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국민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 대해 러시아의 야욕이 아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외교력 미숙함을 비판하는 주장이 나온 것처럼 강한 반발을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반발에는 평화와 안정이라는 또 다른 지향의 목표가 동반돼 제시될 것이기에 결코 가볍게 다뤄 간과할 수 없고, 그만큼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한미 관계를 튼실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한일 관계 개선에서 더욱 그러하다. 외교와 관련된 최근 변화 중 하나는 포퓰리즘의 영향 때문이기도 해서 국내 정치화되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북한에 대한 유화정책이 강화된 요즈음 협력 한일 관계에 있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리더십을 발휘할 때는 하더라도 그 이전에 충분히 행위에 대한 명분 등에 관해 설명과 설득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말이 아닌 행동의 중요성이다. 위에서 언급한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주요한 규범으로 제기하고 추진한다는 것이 단순히 말로서 그치는 것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태평양 전략 및 구상과 관련해 한국의 신정부가 좀 더 구체적인 차원에서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미국과 유럽·일본 등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 6월 말 스페인에서 진행될 예정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어려워진 것도 아직은 한국의 행동을 지켜보겠다는 일본의 속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전 정권에 대한 불신이 한국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외교가 정권적 차원을 넘어서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돼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내포하는 세계사적 의미는 우선 세계가 다시 민족주의와 반제국주의를 앞세우는 권위주의적 체제와 종전의 세계화 질서를 유지하려는 자유주의적 체제의 두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하는 양상으로 번졌다는 점이다. 이 같은 ‘신냉전’ 또는 ‘냉전 2.0’은 20세기 후반기의 냉전과는 다르게 양 진영이 공히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을 추구하는 공통점 속에 서로의 국내외적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대립한다는 차이점과 특징을 보인다. 많은 국가들이 미중 양국 사이에서 애매하게 서성대는 것도 이러한 측면 때문이다.

무역진흥으로 현재의 발전상을 이룬 한국에 주요 무역 상대국인 중국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합당한 절차 및 질서가 유지됐기에 그러한 무역 및 발전이 가능했던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그런 질서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국내외적인 소통과 행동주의는 긴요하고 성실히 추진돼야 한다. 현재와 같은 혼돈의 질서확립기에 있어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기에서 목표가 생기고 실행 계획이 생기며, 그러한 명확한 자기정체성 확립에 미래가 열릴 수 있다.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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