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달에 대한 상상과 우주탐사

김상혁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2022. 6.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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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혁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2022년이 시작된 지도 반년이 흘렀다. 천문학적으로 말하자면, 지구가 원래 위치에서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반대 방향까지 날아간 것이다. 참 놀라운 일이지만 지구인들은 시간과 계절의 변화만 느낄 뿐, 지구가 평균 시속 약 11만 km 속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지구 중심을 돌고 있는 달은 평균 시속 약 3680km 속도로 공전한다. 이 역시 속도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하루마다 달의 위상이 변하고, 뜨는 위치가 달라지며, 그 주기가 약 29.5일이라는 사실을 알려줄 뿐, 음력 날짜는 현대인들의 관심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다. 그래도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을 망원경으로 바라볼 때면 달의 존재는 이미 우주의 슈퍼스타로 부를 정도의 감동을 선사해 준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보름달 무늬에서 토끼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이러한 이유로 달과 토끼에 관해 여러 설화와 이야기가 전해진다. 중국에서는 옥토(玉兎)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옥토끼라고 부르기도 했다. 달이 토끼를 품고 있다는 인도의 회토사상(懷兎思想)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이도 있다.

보름달의 무늬를 토끼로 보는 것은 한국, 중국, 인도 등지에서의 보편적인 생각이다. 유럽에서는 남자의 모습으로, 하와이에서는 월계수로, 뉴질랜드에서는 여자의 모습으로 지역마다 달의 무늬에서 연상되는 모습은 차이가 있다. 문화적 기반과 전통적 설화 등이 융합돼 기인한 것이지만, 시대를 아우르며 지금까지 회자하며 달에 대한 상상력이 계속됐다.

달 지형에서 검게 보이는 부분을 바다라고 부른다. 실제 바다는 아니지만 오랜 기간 바다로 불려왔다. 달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검은색의 현무암질 성분이 용해됐고 그것이 크레이터로 분출해 지표면을 덮으면서 광대한 평원 지대가 생성됐다. 대표적으로 고요의 바다, 맑음의 바다, 풍요의 바다, 술의 바다 등이 있다. 이중 고요의 바다는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의 제목이다. 실제로 이곳은 1969년 인류 최초 달 착륙선 아폴로 11호가 내린 곳이기도 하다.

선진국들은 앞다퉈 우주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달 탐사 프로젝트의 첫 결실을 보기에 이르렀다. 최근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이름이 대국민 공모를 거쳐 '다누리'로 선정됐다. '달'과 '누리다'의 합성어로, 달을 남김 없이 모두 누리고 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 실리는 6개의 첨단장비로 달 표면 탐사 등 각종 연구와 실험을 진행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광시야 편광 카메라는 달 표면 입자와 우주 방사선 영향 분석을 위해 편광 영상을 활용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는 달 탐사선 이후 추진될 달 착륙 임무를 위한 후보지를 탐색한다. 경희대에서는 자기장 측정기로 달 생성 원인을 연구하기 위한 달 주변 자기장을 측정한다. 이 밖에도 감마선 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 인터넷(한국전자통신연구원), 영구음영 카메라(NASA)를 탑재한다.

한편 국제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는 2028년 달에 인류가 상주하는 달 기지 운영 계획을 밝혔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주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어 대한민국의 참여가 현실화됐다. 우주탐사·개발에 있어 새 정부의 역할과 국민적인 관심이 필요할 때다.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상상력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 곳에도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가 우주를 탐험하는 이유는 '별의 산물이 별을 생각하는 것'이고, '인류의 기원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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