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뚫고 지붕킥' 현대차 2분기 영업익 8년만에 2조원대 '기대'

권혜정 기자 2022. 6. 2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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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액 32조5755억원·영업익 2조1399억원 추정
판매량 감소에도 제네시스·SUV 등 고가차 판매 비중↑
(자료사진)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와 최근까지 이어진 중국 봉쇄에 따른 부품난에 이어 화물연대 파업까지 각종 악재에도 현대차가 올 2분기(4~6월) 8년 만에 2조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가차량 판매가 증가하며 생산차질을 거뜬히 만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선전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42% 증가한 32조5755억원, 영업이익은 13.46% 증가한 2조1399억원으로 추정됐다.

현대차의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서면 2014년 2분기(2조872억원)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분기 최대 영업이익인 2012년 2분기(2조3572억원) 이후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2분기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와 중국 봉쇄에 따른 부품난에 생산차질을 겪었다. 그 결과 1~5월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8.2% 줄어든 153만6865대에 그쳤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화물연대 파업이 이어지며 울산공장 등 생산라인이 가동과 중단을 반복, 기아를 포함해 5000대가량의 생산차질이 추가로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103만대 대비 소폭 줄어든 97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현대차의 2분기 실적 눈높이가 높아지는 이유는 제네시스와 SUV 등 이른바 '돈 되는' 고가 차량을 많이 판매했기 때문이다. 앞선 1분기에도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은 18%, 해외 판매량은 7.9%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줄었으나 고가차량 판매 증가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오히려 10.6%, 16.4% 증가한 바 있다.

2분기 실적 호조도 제네시스와 SUV 등이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화를 이끌고 있는 제네시스는 지난 2015년 출범 후 7년만인 지난달 글로벌 누적 판매 70만대를 넘어서는 등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5년 7만7000대에서 2021년 20만대로 판매량이 늘었고, 2030년 4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세계를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 대란에도 1~5월 제네시스 글로벌 판매량은 8만5426대로 전년(8만4579대) 대비 소폭 늘며 선방했다.

SUV를 포함한 RV 판매량도 증가세다. 현대차의 RV 모델의 경우 1~5월 국내시장에서 전년대비 6% 늘어난 9만232대가 팔렸 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국내시장 판매량이 15.3%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제네시스와 SUV 판매량 증가로 현대차의 전체 판매에서 제네시스와 RV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친환경차 판매량 증가도 눈에 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을 포함한 친환경차는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서 4만34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36.8% 늘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전년 대비 150% 이상 판매량이 급증했다.

해외에서도 현대차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는 유럽시장에서 전년 대비 9.7% 늘어난 4만7891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유럽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이 94만8149대로 전년 대비 12.5%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판매량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지난 1분기 현대차는 점유율 9%를 달성하며 폭스바겐(4.6%)을 제치고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현대차 제공) © 뉴스1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SUV 및 프리미엄 차급의 판매 비중은 2015년 25.2%에서 2021년 59.1%로 2배 이상 증가했다"며 "글로벌 평균판매단가(ASP)도 2015년 1만7300달러에서 2021년 2만3300달러로 늘었다"고 했다.

이어 "쏘나타를 시작으로 현대차의 내연기관차가 차례로 단종될 것으로 보이는데, 신흥시장용 내연기관차를 남기고 대부분 전기차로 차종이 전환됨에 따라 현대차 모델수는 2030년 40%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SUV와 프리미엄 차급의 비중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대란이 2분기를 기점으로 조금씩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 불균형으로 인한 신차 가격 상승, 반도체 수급 차질 영향이 완화됨에 따라 현대차의 국내 공장 가동률 상승세가 관측된다"고 했다.

화물연대 파업도 현대차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현대차와 기아는 약 5000대 내외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데,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며 "양사의 월별 국내생산대수가 5월 기준 각각 14만6000대, 12만4000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6월 남은 기간 동아 특근 대응을 통해 충분히 만회할 기회가 있고, 월별 글로벌 판매량 대비로는 약 1.5% 판매 손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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