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대란에 석탄발전 부활.. 탄소중립·ESG도 역주행

임경업 기자 2022. 6. 27.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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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네덜란드가 모두 석탄발전을 늘리는 에너지 긴급 조치에 나섰다. 독일 대표 에너지기업 RWE는 채굴을 중단했던 갈탄 광산 3개를 다시 가동하겠다고 24일(현지 시각) 밝혔다. 러시아 가스 공급 축소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자, 탄소중립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독일마저 대폭 후퇴한 것이다. 오스트리아·네덜란드·이탈리아 역시 폐쇄했던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감이 전 세계를 짓누르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의 탄소중립 정책이 후퇴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포착되고 있다.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을 선포했던 글로벌 기업들도 다시 화석연료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 호주 BHP는 매각을 추진하던 열탄 광산을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최근 호주산 열탄 가격이 톤당 390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일본 최대 철강사인 일본제철 역시 석탄 가격이 치솟자 탄광 투자를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최근 보도했다. 일본제철은 용광로에 투입하는 원료탄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제철은 2050년 탄소 중립 제철을 선언했지만, 당장 급한 대로 화석연료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지난 수년 동안 꾸준히 친환경 등 ESG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업들을 압박해온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래리 핑크 블랙록 CEO도 태도를 바꿨다. 블랙록은 그동안 ESG 경영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 경영진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블랙록은 지난 15일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현안 상당수가 경영진을 지나치게 구속한다”며 “다음 (투자회사) 주총에서는 친환경 경영현안 대부분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ESG를 대하는 태도가 갑자기 180도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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