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 그대로 둘 것인가
최근 포털뉴스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졌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개선 논의가 하반기 국회에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와중에 윤석열 정부의 포털뉴스 개편 방안도 공개되었다. 110대 국정과제 중 59번 ‘국민과 동행하는 디지털·미디어 세상’에서 미디어 플랫폼 신뢰성·투명성 강화 분야이다.
핵심은 알고리즘 확증 편향적 미디어 소비 등의 해결을 위해 기사·동영상 배열에 대한 책임성·신뢰성과 포털의 뉴스 제공 방식·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포털뉴스의 점진적인 아웃링크(포털뉴스 클릭 시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를 추진한다고 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포털뉴스 개혁당론으로 투명성 제고와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제도화, 포털뉴스 아웃링크 추진을 결정했기 때문에 입법안은 향후 국회에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오래전부터 아웃링크를 주장한 언론사들은 반응은 없지만 내심 기대하는 모양새다.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책임성, 신뢰성 문제는 학계와 시민단체가 포털사에 요청한 문제이다. 다만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주장도 있다. 또 포털뉴스 아웃링크 역시 법적으로 규정할 만큼 핵심적 사안인가도 고민해봐야 한다. 중소 언론사는 서버 증설 부담이 있고 이미 포털사들은 개별 언론사와 계약해 인링크와 아웃링크를 선택하고 있다. 실제 시민들은 광고가 적고, 읽기가 좋은 화면의 포털 인링크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웃링크를 이야기하기 전에 짚어야 할 의제가 있다. 언론사 홈페이지의 광고이다. 현재 일부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는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선을 넘어도 많이 넘었다. 한 번이라도 언론사 홈페이지 뉴스를 본 독자라면 필자 말에 수긍할 것이다. 역사가 오래된 언론사는 물론이거니와 특히 연예, 스포츠전문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 수준은 질이 너무 낮다. 팝업광고, 배너광고, 해당 웹사이트에 맞게 제작되어 마치 뉴스처럼 보이는 네이티브 광고까지 스마트폰 화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뉴스 텍스트를 가려버리는 박스형 광고는 더 심하다. PC 스크린 화면은 그나마 나은데, 스마트폰 화면은 차단 마크를 찾기도 어렵고, 누르려다 실수하면 광고 페이지로 넘어간다.
광고 내용은 더 문제이다. 쇼핑, 다이어트, 건강 광고는 애교에 불과하다. 어린이도 접근해서 볼 수 있는 언론사 홈페이지는 부동산, 로또 광고와 함께 성형외과, 비뇨기과, 일부 성인용 광고도 버젓이 게시되고 있다. 여기에 ‘핫 클릭’ ‘인기 정보’ 추천 콘텐츠’ 등 명칭의 텍스트는 뉴스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확인해보면 결국 로또, 주식, 부동산, 건강 제품, 다이어트 용품 등을 광고하고 있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면 광고가 너무 많아서 읽지도 못한다. 이건 비단 필자만의 불만은 아닐 것이다. 뉴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함을 넘어 불쾌감을 느낄 정도이다.
물론 현재의 언론사 홈페이지 광고가 법 위반은 아니다. 모두 심의를 준수한 적법한 광고이다. 하지만 아무리 법을 준수했다고는 하나, 언론사의 핵심 상품인 뉴스 콘텐츠의 가독성까지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그건 저널리즘을 말하는 언론사가 해서는 안 되는 지나친 상업주의적 발상이다. 무엇보다 포털뉴스 개혁으로 아웃링크가 추진되는 시점에 언론사 홈페이지를 지금처럼 운영하며 독자들이 언론사로 접속한다면 오히려 마이너스 이미지를 강화하게 될 것이다.
이제 언론사는 오래된 숙제인 홈페이지 광고를 이른 시일 내에 정비해야 한다. 언론사, 현업단체, 노조, 학계, 시민단체 등에서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야 아웃링크의 명분도 있다. 이런 일조차 언론사가 못한다면 독자를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영리기업과 무엇이 다를까.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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