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간판' 무고사..'제2의 고향' 떠나나
J리그 고베, 이적료 100만달러·연봉 2배 러브콜…작별 눈앞에
2022 K리그1 득점 선두를 달리는 스테판 무고사(30·인천·사진)가 일본 J1리그 이적설에 휩싸였다. 2018년부터 인천 유나이티드를 지켜온 무고사는 2023년까지 계약돼 있지만 비셀 고베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았다.
일본 J1리그 최하위(18위)로 처진 고베가 무고사 영입을 위해 100만달러에 달하는 이적료를 지불할 뜻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은 잔류 협상에 나섰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고베가 제시하는 연봉 조건이 2배 가깝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지난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8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에 앞서 무고사의 이적설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선수들에게 좋은 때가 온다. 축하해줘야 할 상황”이라며 무고사의 이적을 만류할 수 없음을 밝히면서도, “아직 확정된 부분은 아니다”라며 메디컬 테스트 등 계약까지 변수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1-1로 끝난 이날 경기는 무고사의 고별전이나 다름없었다. 원정 서포터석에는 ‘떠나지 말아달라’ ‘고베에 가도 사랑할게’ ‘그동안 고생했다’ 등 무고사와의 결별설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이 담긴 메시지가 가득했다. 인천의 동점골을 넣은 이명주는 무고사의 골 세리머니인 ‘위 아 스트롱’ 제스처를 취했다.
선발 출장한 무고사는 경기를 마친 뒤에도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원정경기임에도 꽤 많이 모인 서포터 앞에 서서 하트를 그려 보이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또 유니폼 팀 엠블럼에 입을 맞추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무고사는 “정말 감사하고, 보내주신 큰 사랑에 사랑으로 답하고 싶다. 사랑하는 마음을 죽을 때까지 간직할 것”이라고 작별인사나 다름없는 말을 남겼다.
무고사는 2018년 K리그에 입성한 뒤 인천에서만 5시즌째를 맞은 장수 외인이다. 득점왕에 오른 적은 없지만,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인정받았다. 통산 129경기에 출전해 68골 10도움을 올렸다. 그동안에도 몇 차례 이적설에 휩싸였지만 팀에 대한 충성도가 강해 외국인 선수임에도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한국에서 뛰며 결혼했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된 그는 “인천은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무고사는 올시즌에 14골을 넣어 리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무고사는 이날 인천 동료들을 향해서도 “정말 사랑한다. 계속해서 응원하고, 든든한 지지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평소 인터뷰에서 인천 선수로서 100호 골을 넣고 싶다는 욕심을 밝혀왔던 무고사는 “아직도 유효한 목표”라며 “미래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무고사는 7월부터 고베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도 무고사와의 결별에 대비해 전력 보강 작업에 돌입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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