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건조기서 바로 안 꺼내 구겨진 옷들..속상했다고요?"

이재덕 기자 2022. 6. 2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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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 '고객 경험' 주목
LG·삼성, 고객 패턴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하드웨어 ‘업그레이드’
TV 밝기 최적화·냉장고 와인모드
제품 기술력 이미 상향 평준화
경험으로 브랜드 충성도 높이기

세탁기나 건조기를 사용한 뒤 빨랫감을 바로 꺼내지 않으면 구김이 심해진다. 구김을 없애기 위해서는 다시 헹굼과 탈수를 하거나, 별도로 다림질을 할 수밖에 없다. 빨랫감을 바로 꺼내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경험을 반영해 LG전자가 최근 자사 제품인 트롬세탁기·건조기에 ‘종료 후 세탁물 케어’ 기능을 추가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LG 씽큐 앱’에서 이 기능을 선택하면 세탁통과 건조통이 주기적으로 회전해 빨랫감이 뭉쳐 있지 않고 구김도 줄일 수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새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도 ‘업그레이드’ 등의 방식으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제품군이 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부터 이런 서비스·제품을 ‘UP가전’이란 이름으로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을 제품 개발이나 업그레이드에 반영한다. 최근에는 ‘냉장고 야간 눈부심 방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추가했다. 밤늦은 시간에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냉장고 조명으로 인한 눈부심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가 LG 씽큐 앱을 이용해 야간에 냉장고 내부 조명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뿐 아니라 별도 부품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LG 트롬세탁기에 ‘자동 세제 투입키트’를 설치하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세탁량에 맞는 세제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

소비자의 사용 경험을 기반으로 성능과 수명을 늘리는 제품도 있다. 대형 TV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은 화질이 선명하고 패널 두께를 줄일 수 있지만,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밝기와 색 재현력이 떨어지고 화면이 얼룩진 것처럼 보이는 ‘번인(Burn-in)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의 OLED.EX 패널은 머신러닝 기반의 ‘개인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번인 현상을 최소화했다. 알고리즘이 소비자의 사용 습관과 시청 패턴을 스스로 학습해 3300만개 OLED 소자 하나하나의 사용량을 정밀하게 예측·제어하는 방식으로 제품 초기 상태의 최적화된 밝기와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통해 집 안의 삼성전자 제품과 제휴 업체들의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을 연결하고 소비자의 사용 경험에 맞춰주는 통합 가전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난 13일에는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삼성전자 일반 비스포크 냉장고와 ‘비스포크 큐브 냉장고’에서 와인 관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스마트싱스의 펫 케어 기능을 이용하면 집 안 기기들로 반려동물을 위한 맞춤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털 길이에 따라 적절한 온도로 에어컨을 작동시킬 수 있고, 공기청정기를 통해 반려동물의 털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깨끗한 공기를 유지시킨다. 외출 시 혼자 있는 반려동물을 위해 노래나 TV를 틀어줄 수도 있어 떨어져 있더라도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준다.

가전업계가 소비자 경험을 반영한 제품·서비스를 출시하는 건 업체 간 제품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이제는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무선사업부 명칭을 MX(Mobile eXperience)로 바꾸고, 가전과 MX 등을 담당하는 통합 세트 부문 명칭을 ‘DX(Device eXperience) 부문’으로 변경했다. 소비자들에게 최적화한 ‘경험(X)’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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