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음향 환경·모든 장르 대형 공연 소화.. 관객은 벌써부터 설렌다

이강은 2022. 6. 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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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 서울' 10월부터 마곡시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 설계
역삼동 센터보다 2배 가까이 커져
다목적 공연장 '시그니처홀' 1335석
'U+ 스테이지'는 가변형 무대 자랑
런던 오케스트라·조성진 개관 공연
22년간의 ‘역삼동 시대’를 마감하고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서울식물원에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LG아트센터 서울’ 전경.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2000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개관 이래 수준 높은 공연 예술 작품을 선보여 온 LG아트센터가 오는 10월 13일 강서구 마곡동에서 ‘LG아트센터 서울’이란 새 이름으로 관객을 맞는다. LG그룹과 서울시가 마곡지구에 ‘LG사이언스 파크’를 조성하면서 공공기여시설로 추진된 LG아트센터 서울은 서울시에 기부채납 후 사용수익권을 확보해 20년간 LG연암문화재단에서 운영한다.

지난 21일 개관 기자간담회에 앞서 둘러본 LG아트센터 서울은 마곡지구 서울식물원 안에 세워져 자연과 조화로운 자태를 자랑했다. 서울식물원에서 LG아트센터 서울 정문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데, 정문에서 대극장 ‘LG SIGNATURE(시그니처) 홀’ 객석까지 거리가 22.5m밖에 안 된다. 한 관계자는 “객석과 건물 외부가 가장 가까운 공연장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 마곡나루역에서 곧장 이어지는 100m 길이 계단을 통하면 건물 1∼3층에도 쉽게 닿는다.

마곡지구에 착공한 지 4년6개월 만에 베일을 벗은 LG아트센터 서울은 “발걸음 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한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81)가 설계했다. ‘노출 콘크리트’ 기법에 빛과 그림자의 극적 효과를 살린 디자인으로 유명한 그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일컬어지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다.

이 건물은 공사비 2556억원이 투입돼 가로·세로 100m, 약 3000평 대지 위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다. 연면적은 4만1631㎡(1만2593평)로 역삼 LG아트센터 2만1603㎡(6534평)보다 2배 가까이 크다.

공연장은 최대 1335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LG 시그니처 홀’과 최대 365석까지 배치할 수 있는 가변형 블랙박스 ‘U+ 스테이지’를 갖췄다.

LG 시그니처 홀은 오페라 극장의 무대 크기와 콘서트 전용 홀의 음향 환경을 동시에 갖춘 다목적 공연장이다. 무대 크기는 가로 20m, 깊이 32.5m(본무대 19m, 후무대 13.5)로 역삼 LG아트센터보다 무대 면적이 2.5배 이상 커졌다. 4관 편성(100여명 규모)의 오케스트라부터 오페라, 뮤지컬, 연극, 발레, 콘서트 등 거의 모든 장르 대형 공연을 거뜬히 소화할 수 있다. 특히 지하철 진동과 인근 김포공항에 따른 항공기(헬기) 소음 등을 방지하고자 역삼 LG아트센터에서 도입했던 건축구조분리공법을 공연장 전체에 적용했다. 흡음재와 콘크리트, 블록 구조로 공연장을 두른 뒤 150㎜ 빈 공간을 두고 콘크리트로 둘러싼 방식으로, 공연장 좌우 벽면과 바닥, 천장까지 전체를 분리시켜 소음이 들어오지 않도록 했다.

아울러 모든 장르의 음향 조건에 맞출 수 있도록 ‘잔향 가변 장치(VABS)’, ‘리플렉터’(천장부에 달린 음향 반사판), ‘무빙 타워’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소극장 ‘LG U+ 스테이지’는 역삼동 시절과 가장 차별화한 지점이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역삼 센터를 운영하며 아쉬웠던 부분이 소극장이 없었다는 점”이라며 “대극장 중심 공연에선 불가능했던 다양한 실험적인 시도가 가능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U+스테이지 객석은 17개 이동식 유닛으로 이뤄져 무대 정면을 바라보는 전면 무대부터 원형 무대, 객석 없이 완전히 열린 빈 무대 등 연출자 의도와 작품 성격에 따라 자유자재로 조립할 수 있다.

이밖에 2개 리허설룸과 예술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3개 클래스룸, 1개 스튜디오, 공연 전이나 휴식시간에 잠시 쉴 수 있는 루프톱, 5개 F&B(식음료) 매장까지 보유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건설됐다.

LG아트센터 서울을 방문한 바 있는 창작자들은 블랙박스를 중심으로 공연에 최적화한 공연장 환경에 흡족함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13일 개관식 무대(전석 초청 공연)는 거장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맡는다. 이후 15일부터 12월18일까지 총 14편의 작품을 선보이는 개관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이날치의 신작 ‘물밑에서’부터 소리꾼 이자람의 판소리극 ‘노인과 바다’, 안무가 김설진·김재덕과 비보이 갬블러크루·엠비크루의 ‘브레이크 스루’, 이은결의 ‘더 일루션-마스터피스’, 박정현 콘서트 ‘지금’ 등 젊은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또 영국의 현대무용 거장 아크람 칸의 최신작 ‘정글북: 또 다른 세계’, 프랑스를 대표하는 아크로바터이자 안무가 요안 부르주아의 첫 내한 공연 ‘기울어진 사람들’과 ‘푸가/트램펄린’, 지휘자 파보 예르비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등 해외 공연이 준비돼 있다. 영국의 이머시브 시어터 그룹 ‘다크필드’의 3부작과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 등도 만날 수 있다. 12월부터는 뮤지컬 ‘영웅’이 두 달여간 공연된다.

이 센터장은 “다양한 창작자·파트너와 협업해 독창적이고 수준 높은 공연예술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며 “아울러 기존 충성 관객들과의 물리적·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면서 마곡 주민은 물론 마곡과 인접한 지역 주민들도 자주 찾고 이용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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