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늘수록 손해.."역명·정류장 이름도 판다"

김민철 2022. 6. 2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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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에서 기업 이름 등이 포함된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민간에 판매한 건데, 대중교통 운영 적자가 갈수록 심해지는 게 큰 이유입니다.

적자는 이용객이 늘어날 수록 오히려 더 심해진다는데요.

왜 이런 건지 김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호선 시청역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연달아 3개역 이름 옆에, 또다른 역이름이 붙어있습니다.

["이번 역은 을지로4가 bc카드역입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6년간 33개 역이름을 팔아 120억 원 가까이 벌었는데, 최근 42개 역이름을 추가로 팔기로 했습니다.

지하철역 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는 버스정류소 이름도 민간에 팔기로 했습니다.

올 하반기 정류소 10곳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이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공공성 훼손이란 우려도 있지만, 서울시와 교통공사 모두 적자 때문에 어쩔수 없단 입장입니다.

왜 적자가 나는 걸까?

낮은 운임 구조 때문인데, 운송 원가가 1,000원이라면 지하철은 576원, 버스는 599원만 내고 타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승객이 급감했고, 최근 소폭 늘었지만, 적자 해소엔 역부족입니다.

그 결과, 지난해 서울시가 버스조합에 4천 5백억 원 넘게 지원했고, 대신 갚아야할 대출금도 8천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도 지난해 손실이 1조 원에 가깝고 누적 적자는 17조 원에 달합니다.

전문가들은 7년째 그대로인 대중교통 요금 인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지하철은 65살 이상 무임 승차에 따른 손실을 정부가 보전하고, 버스는 요금을 현실화하는 대신 서울시가 승객에게 인상분을 지원하는 방식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방안입니다.

[유정훈/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 "(지하철 손실 보전을) 원인 제공자인 중앙정부가 먼저 해 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정말로 적자 규모가 얼마고 이게 도대체 어떻게 요금 조정해야 하는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날이 커지는 경제 위기 우려에 요금 인상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어 대중교통의 적자 운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촬영기자:윤재구 김한빈/영상편집:박상규/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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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기자 (mc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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