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무더위보다 화끈했던 '공격형 용수볼'.. 강원, 4골 쏘며 제주 무너뜨렸다

(베스트 일레븐=강릉)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뒤바꾼 홈팀의 득점 퍼레이드였다. 난타전 끝에 찾아온 승리는 강릉 종합운동장을 찾은 홈팬들을 즐겁게 했다.

26일 오후 7시 30분,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강릉 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18라운드 강원 FC-제주 유나이티드전이 킥오프했다. 경기 결과는 4-2, 홈팀 강원의 펠레 스코어 승리였다. 강원은 전반 23분·후반 3분 김대원, 전반 41분 이정협, 후반 33분 임창우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후반 8·19분 주민규가 2골을 만회한 제주를 제압했다.

기세는 예상을 뒤엎고 강원이 잡았다. 최근 경기 결과가 침체되어 있었던 강원은 이번 시즌 강릉 마지막 홈경기를 반드시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등 이 악물로 피치를 달렸다. 그 결과, 전반전부터 후반 초반까지 단숨에 3-0을 만들어버린 강원이었다.

히어로는 김대원이었다. 김대원은 첫 골과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두 장면 모두 문전 앞에 찾아온 찬스를 침착하게 마무리하는 '피니셔 기질'을 자랑했다. 강원의 두 번째 득점 장면에선 김대원의 센스가 빛났다. 김대원은 이정협의 움직임을 보며 볼을 교묘하게 띄워놨고, 이정협은 김대원의 속마음을 읽으며 다이빙 헤더로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는 이대로 쉽게 끝나는 듯했으나, 원정팀 제주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다. 3위 클럽답게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경기를 주도했다. 강원에 김대원이 있었다면, 제주엔 주민규가 존재감을 발휘했다. 주민규는 11분 사이 2골을 터뜨렸다. 첫 번째 골은 페널티킥으로, 두 번째 골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헤더로 성공시켰다.

강원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순간이었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칠지도 모르는 타이밍이었다. 유상훈 강원 골키퍼가 어떻게든 견디고 있으나 이대로는 동점골을 내줄 듯한 분위기였다.

그 타이밍에 다시금 김대원의 발끝이 번뜩였다. 김대원은 찾아온 세트피스에서 다시금 예리한 킥을 올렸고, 김대원으로부터 시작한 볼은 임창우를 거치며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제주의 맥을 풀리게 만드는 강원의 득점이었다.

4-2가 된 뒤 최용수 강원 감독은 김동현을 빼고 황문기를 투입하며 중원의 에너지를 보강했다. 이후엔 김대우와 김주형을 넣으며 동력을 더욱 보충했다. 시원하게 공격을 진행한 만큼, 경기 종료 10여분이 남았을 땐 실리를 챙기려는 계산이었다.

그렇게 강원은 간만에 승점 3점을 거머쥐었다. FC 서울을 1-0으로 이긴 뒤, 5경기 만에 거둔 달콤한 승리였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