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까지 침묵→후반 8안타..뒤늦게 달아오른 두산 방망이, KIA 울렸다

두산 안재석(오른쪽 두번째)이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8회말 3점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5회까진 안타 하나를 날리지 못했다. 하지만 6회부터 장단 8안타를 몰아쳤다. 두산이 뒤늦게 달아오른 방망이에 힘입어 KIA를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두산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에서 8-4로 이겼다. 지난 22일 SSG전부터 KIA와의 주말시리즈 1·2차전까지 내리 3패를 당했지만 마지막 3차전에서 값진 1승을 챙기며 7위 자리를 지켰다.

양 팀 모두 5회까지 1점도 내지 못한 채 투수전 양상을 보였다. KIA가 안타 3개를 날리는 동안 두산은 감감무소식이었다. 하지만 0-0 팽팽한 균형을 깨트린 건 두산이었다. 6회말 선두타자 안재석이 KIA 선발 임기영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고, 안권수도 볼넷을 얻어 무사 1·2루가 됐다. 두 사람은 양찬열의 희생번트로 2·3루를 밟았다. 이어진 호세 미겔 페르난데스의 플라이에 3루주자 안재석이 홈으로 들어왔다. KIA는 1사 2루에서 후속타자 김재환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뒤이어 양석환이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려 2-0 리드를 잡았다.

두산은 7회말 3점을 더 달아났다. 1사에서 박계범이 KIA 세 번째 투수 윤중현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안재석이 2루수 왼쪽 내야안타를 쳤다. 2사 1·2루에서 양찬열이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보탰다. 이어진 2사 1·3루에서 페르난데스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리면서 주자 2명을 한꺼번에 홈으로 불러들였다.

두산 페르난데스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7회말 2타점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의 방망이는 5-0으로 앞서던 8회에도 식을 줄 몰랐다. 2사에서 강승호가 김재열을 상대로 중견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1루타를 치고, 박계범이 볼넷을 골라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안재석이 김재열의 5구째 시속 146㎞ 직구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안재석의 시즌 첫 홈런이자 승리에 쐐기를 박는 3점포였다. 안권수가 중견수 뒤에 떨어지는 3루타를 추가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진 못했다.

KIA는 두산 마무리 홍건희가 마운드에 올라온 9회초 황대인·김도영의 안타에 이은 박동원의 적시타로 첫 득점을 올렸다. 1사 1·3루에서 김선빈이 좌월 3점포를 쏘아올렸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두산 선발 최원준은 5.2이닝 동안 삼진 1개를 잡고 안타 3개, 볼넷 5개를 내주며 다소 아쉬운 투구를 했다. 동점 상황에서 교체돼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승리는 6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한 타자를 땅볼로 잡은 이현승에게 돌아갔다. 7~8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정철원은 시즌 8번째 홀드를 올렸다. KIA 선발 임기영은 5.2이닝 1안타 5볼넷 6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발투수 최원준이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마운드에서 역할을 잘 해줬다. 뒤에 나온 이현승과 정철원도 깔끔한 피칭으로 경기 흐름을 지켜줬다”고 말했다. 이어 “6회 위기 후 맞이한 공격에서 타자들이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중요한 점수를 뽑아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오늘 8회 쐐기 3점 홈런 등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안재석의 활약도 칭찬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