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고 있는 윔블던, 전통을 둘러싼 과거와 현재

김홍주 2022. 6. 2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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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항 객원기자] 잔디 외에도 윔블던은 꾸준히 변화를 모색하며 진화하고 있다. 윔블던만의 특징을 가장 잘 묘사하는 규정은 바로 경기복 색깔에 관한 규정일 것이다. 너무나 유명해서 테니스를 모르는 이들까지 알고 있을 정도인데 그나마 이 규정도 시간에 따라 진화하고 있다. 다만 그 변화의 범위가 점차 자유로워지고 있는 것이 아닌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

과거에는 윔블던 의상에 대한 규제가 없었는데 그 이유는 당시 테니스 경기복 자체가 흰색이 대부분이었고 다른 컬러가 많이 들어간 경기복이 없었기에 크게 규제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1949년 거트루드 모란(미국)이 레이스로 된 속바지를 입자 윔블던측이 ‘테니스에 대한 모독’으로 규정하여 이듬해부터 이를 제지한 사례 정도가 있다. 

컬러TV의 등장과 함께 상업 로고가 경기복에 추가되는 등 시대의 변화가 감지되자 윔블던은 1963년 모든 경기복이 ‘대부분 흰색(predominantly white)’으로 입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하게 된다. 하지만 전체 경기복 중 컬러가 몇 % 미만이어야 하는지 또는 어떤 컬러가 안된다는지 등 구체적은 조항을 만들지 않았다. 따라서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일부 선수들은 이 규정에 수시로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로지 카살(미국)의 경우 경기복의 반 이상을 보라색으로 물들였으며,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는 경기복에 다양한 색깔의 스트라이프 패턴을 추가하며 개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1995년 윔블던은 오히려 더 강화된 규정을 발표했는데 ‘거의 전부 다 흰색(almost entirely white)’이라는 규정을 통해 색깔의 일부조차 허용하지 않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경기복 자체에 색깔이 들어간 로고나 패턴은 물론 속바지, 신발, 모자 등 의상 전체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이로 인해 안드레 애거시(미국)는 무려 4년간 대회를 보이코트할 정도로 크게 반발했으나 윔블던은 그들의 규정을 고수했으며, 2013년에는 로저 페더러(스위스) 마저 신발 밑창이 주황색이라는 이유로 교체를 요구당했다.

하지만 청개구리 심보인지 윔블던은 2014년 규정을 한층 더 강화하며 경기 및 연습 때도 전체 화이트로 입을 것을 명시했고 가방 등 악세사리까지 화이트로 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 팬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속옷을 갈아입게 한 사례도 있었다. 

이 외에도 윔블던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전통을 없애거나 유연하게 변경하는 등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과거 여왕을 포함한 영국 귀족은 윔블던 개막전과 결승전 등 주요 경기를 관람, 선수들은 늘 퇴장 시 로열 박스에 인사를 하고 나가도록 했는데, 이 규정 자체가 영국인이 아닌 선수들에게는 매우 불편할 수 있다는 인식이 공유되며 시대착오적이란 소리가 나오자 2003년부터 이를 중단했다. 지금은 여느 대회와 마찬가지로 패자가 먼저 코트를 떠나고 승자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나중에 퇴장하고 있다.

이 변화는 사실 TV 중계와도 연관이 있는데, 이 시점부터 승자가 경기 후 리포터와 함께 온 코트 인터뷰를 치르는 것이 보편화되며 윔블던도 그 변화에 어느 정도 수긍한 것으로 해석된다. 

2019년에는 두 가지 소소한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남자 선수에게는 초록색 타올을, 여자 선수에게는 핑크색 타올을 지급했는데 성평등 원칙에 따라 남자 선수에게 지급하던 타올을 여자 선수에게도 동일하게 지급하기로 했고, 또한 마지막 세트 12-12 상황에서 타이브레이크를 적용하여 역사적인 존 이스너(미국)와 니콜라스 마위(프랑스)의 경기가 재발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했다. 올해부터는 12-12가 아닌 6-6에서 10 포인트 타이브레이크를 적용하는데 이는 윔블던을 포함한 모든 4대 메이저 대회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글= 김홍주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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